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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 365
가려움(피부건조증)


이건호|교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리저리 몸이 가려워 의원을 찾는 분들이 꽤 많아졌다. 또는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 몸이 가려워지는 것 같다는 분들도 흔히 볼 수 있다. 가려움증은 많은 피부질환과 전신질환에서 동반되는 흔한 증상 중의 하나로, 의학적으로는 긁거나 비벼대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으로 정의되며 “간지러움”, “소양증” 등과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질환에는 아토피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진균성 피부염, 건선 등 다양한 피부질환과 신장질환, 간질환, 내분비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의 전신성 질환과 수많은 원인 질환이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질환 중에 흔히 경험할 수 있는 피부건조증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피부의 노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피지 분비가 감소되는데, 특히 춥고 건조한 겨울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미세한 균열과 인설(각질 덩어리)이 나타나게 되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가려워진다. 특히 팔과 다리의 피부에 흔히 나타나며 목욕을 하거나 손발을 씻고 난 뒤 가려워지기 시작해서 긁어도 가려움증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점점 심해져 피부가 벗겨지도록 긁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잠을 자려고 누워도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가려운 경우도 있다. 피부에 특별히 병변도 없이 가려움증이 있다면 피부건조증에 의한 가려움증을 생각해 봐야 한다.

피부건조증이 의심된다면 치료는 생각 외로 간단하다. 먼저 목욕을 너무 자주하지 말아야 한다. 목욕을 한 뒤에는 피부가 더 건조해지기 때문에 잦은 목욕을 삼가야 한다. 그리고 목욕을 한 뒤에는 꼭 피부 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보습제를 바를 때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보다는 물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바르는 것이 피부 건조를 막는데 더 도움이 된다. 또한 때를 미는 것처럼 피부를 심하게 문지르는 것과 비누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는 피부의 지방을 과도하게 제거해서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적절한 습도유지와 수분섭취가 도움이 된다. 이상의 몇 가지 정도만 잘 지킨다면 피부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려움이 있다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을 사용해 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몸에 가려움을 느낀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 피부질환이 원인이 되지만 많은 경우가 피부건조증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남성분들 중에는 피부 보습제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려움증이 생겼을 때 몸에 큰 이상은 없는지 걱정하는 경우도 꽤 많이 보았다. 따라서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많은 분들이 사소하지만 겪어보면 꽤 고생하게 되는 피부건조증에 의한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을 것이다. 피부가 건조하고 특히 밤에 피부가 가렵다면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만 실천해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이번 호부터 새롭게 연재되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이건호 교수님의 글에 애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