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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오 신부의 영화이야기
투게더(Together, 2002)


조용준(니콜라오)|성바오로수도회 신부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시편 2,7)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 예수님 시대의 많은 유다인들은 심판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먼저 떠올리며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엄한 하느님의 심판을 피하고 구원을 받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예수님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예수님이 알려주신 하느님은 아버지이시며 자비로우신 분이셨다. 그래서 탕자의 비유에서의 아버지 모습처럼 심판이 아니라 먼저 용서하시는 인자하신 아버지의 모습을 강조하셨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의 모습을 그린 영화 〈투게더〉를 소개한다.

바이올린 신동인 아들 샤오천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버지 리우 청은 아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자 샤오천과 함께 베이징으로 간다. 시골뜨기 취급을 받으며 하루하루의 삶이 힘겹지만 아들에게 지앙 선생을 소개하며 레슨을 받게 한다. 그러나 샤오천은 우연히 알게 된 릴리와 어울리며 음악공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되고, 리우 청은 이런 아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다 유명한 유 교수를 알게 되어 지앙 선생을 해고하고 아들을 데리고 유 교수에게 간다. 우여곡절 끝에 유 교수의 눈에 들어 샤오천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되지만 점차 아버지를 멀리하게 되고, 리우 청은 아들의 뒷바라지 때문이라면 아들을 남겨둔 채 다시 고향으로 내려 가려고 한다. 마침 샤오천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유 교수의 음모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기 때 버려졌던 기차역에서 떠나려는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되어, 그곳에서 자신만의 연주를 시작한다.
 

리우 청이 아들 샤오천을 자랑스러워하며 아들의 성공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모습은 한국의 많은 부모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돈 한 푼 쓰는 것조차 아까워하지만 아들 샤오천을 위해서는 어떤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지극한 사랑을 샤오천은 이해하지도 알아보지도 못한다. 이런 보살핌을 받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며 음악보다는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있다. 릴리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의 바이올린을 팔아 비싼 옷을 사주는 모습에서 그의 마음이 어디에 가있는지 분명히 드러난다.

리우 청이 힘겹게 유 교수를 소개하여 샤오천이 유 교수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을 때도 샤오천은 아버지를 귀찮아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아버지에게 돈을 주며 옷을 사 입으라고 하며 무심하게 텔레비전 앞으로가 리모컨을 조작하는 모습은 아버지를 더 힘들게 하였을지 모른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아들을 나무라지 않으며 어떻게 하든지 더 좋은 것을 주려고 하는 아버지 리우 청의 모습은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넘어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사랑하고 보살피시는 그 모습에까지 이른다. 샤오천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그 사랑을 잘 이해하지도 감사하지도 못한다. 잃어버린 양처럼 하느님의 길을 벗어나 엉뚱한 곳에서 다른 것에 마음을 팔려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았을 때 우리가 있어야 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에 감사하며 그 사랑을 알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에게 그 사랑을 증언하고 나누는 것이다.
 

 

 

* 터닝포인트
- 샤오천이 유 교수의 진실을 알게 되는 장면(1:47:32~1:56:15)
대회 당일 샤오천은 유 교수가 자신이 팔았던 바이올린을 몰래 다시 사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뒤늦게 그의 간계를 알아 차리고는 떠나려는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기차역에서 아버지를 만나 자신이 바이올린을 연주해야 할 이유가 바로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아버지 앞에서 마음으로 연주하는 장면은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와 그 사랑의 통교의 완성의 자리를 드러낸다. 또한 바이올린과 함께 발견된 아이를 데리고 부모를 찾아다니는 젊은 리우 청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샤오천을 친부모 그 이상의 마음으로 훌륭하게 키워 세상에 드러내는 장면이 아름답다.
 

*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
- 부모님께 감사하는가?
  부모님의 보살핌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지 않았는가?
-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가?
-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의 방법으로 내 주위의 사람(특히 내 자녀, 제자들,
   대자녀들)에게 다가가는가?
 

*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는 1992년 성바오로 수도회 입회하여 2004년에 종신서원, 2005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2008년 NYFA Filmmaking 과정 수료후, 현재 영화, 인터넷, 뉴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