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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 365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이건호|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2010년 국민영양조사에서 보면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은 만 30세 이상 성인에서 남자 30.1%, 여자 27.7%로 전체 28.9%이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반 이상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중 본인이 고혈압을 알고 있는 인지율은 남자 59.7%, 여자 76.7%로 전체 67.9%이고, 고혈압 조절률은 남자 38.2%, 여자 49.4%로 전체 43.6%이다.

고혈압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평상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진단하는데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에 따라 진단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측정하는 방법에 따라 몇 가지 용어를 사용한다. 진료실에서 측정하는 진료실 혈압, 자가로 측정하는 자가혈압, 그리고 24시간 동안 혈압을 측정하는 24시간 활동혈압이 있다.

우리가 흔히 혈압이라고 말하는 것은 진료실 혈압을 뜻하며, 고혈압은 진료실에서 수축기혈압이 140mmHg이상 또는 이완기혈압이 90mmHg이상일 때 진단할 수 있고, 자가혈압은 수축기혈압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85mmHg 이상일 때 진단할 수 있다. 고혈압을 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혈압을 측정할 때마다 혈압이 다르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혈압측정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경우가 많다.

혈압은 정상적으로 하루 중 변동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세, 움직임, 긴장, 카페인, 담배 등에서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정확한 방법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혈압을 측정할 때는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하며, 보통 앉아서 상지(上肢 : 어깨에서 팔을 거쳐 손에 이르는 부분)에서 측정하며, 상지를 심장높이에서 측정한다. 최소한 5분 정도는 가만히 안정시킨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해야 정확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병원에 오시는 분 중에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혈압을 측정하여 혈압이 높다고 상담하시는 분이 간혹 있는데 다시 안정 상태로 혈압을 측정해보면 괜찮은 경우가 많다. 혈압을 측정하기 전 적어도 1시간 전에는 커피를 삼가며, 30분 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혈압은 안정 상태에서 적어도 2회를 측정하며, 측정 시에는 2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측정하여 그 평균을 기록한다. 만약 혈압이 140/90, 136/86이 나왔다면 평균은 138/88로 고혈압 전 단계에 해당하게 된다. 혈압을 측정했는데 140/90 이상이 나왔다면 일주일 후 다시 혈압을 측정하여 고혈압을 진단한다.

고혈압을 진단받았으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흔히 환자에게 고혈압 치료를 이야기하면 약을 복용하는 것이 치료의 전부인 것으로 이해한다. 물론 약물치료도 받아야 되지만 반드시 비약물적 치료법도 병행되어야 한다. 고혈압의 비약물적 치료법은 흔히 생활요법이라고 일컫는다. 고혈압에 대한 생활요법에는 첫째, 싱겁게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 평균 소금 섭취량은 작년 평균 12g 정도로, 세계보건기구의 5g 이하보다 2배 이상 많으며 미국, 영국, 일본의 평균 섭취량보다 높다. 싱겁게 먹기 위해서는 먼저 찌개 종류나 면 종류를 줄여야 한다. 특히 국물을 줄여야 소금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적절한 체중은 유지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이 고혈압을 비롯해 각종 병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적절한 체중은 보통 체질량지수{몸무게/키(m)2}가 18.5-23이다. 그리고 비만한 사람이 5-10%정도의 체중을 감량해도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셋째, 매일 30분 이상 적절히 운동하는 것이다. 무산소운동(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걷기 등)을 병행하면 혈압에 도움이 된다. 넷째,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다섯째, 담배를 끊고, 절주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활요법을 하면 10-20mmHg 정도의 혈압이 떨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완벽한 치료가 될 것이다.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하지만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눈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철저한 혈압관리만이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에 혈압 약 먹는 것을 꺼려한다. 이는 당장 증상이 없지만 시한폭탄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예견되는 위험이 있다면 당연히 관리를 해야 한다. 약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의 위험에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 고혈압의 분류와 기준
                      수축기혈압(mmHg)                           이완기혈압(mmHg)
       정상              120미만                   그리고                  80미만
고혈압 전단계       120-139                    또는                    80-89
  1기 고혈압          140-159                    또는                    90-99
  2기 고혈압          160이상                     또는                  100이상
 

* 혈압 측정 시 주의 사항
5분 정도 앉아서 안정상태로 측정한다.
커피는 최소 1시간, 담배는 최소 30분 정도 피한다.
소변을 보고 싶을 때는 소변을 보고 측정한다.
정확한 자세로 측정한다.
혈압이 높다 싶으면 적어도 2회 이상 측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