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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흔들의자


김동숙(아가다)|불로성당

 

그대가
가장 낮게 엎드려 겨울을 보냈다면
흔들의자다
공원 의자 전부는 흔들의자가 아니다
흔들림을 아는 사람만이 와서 앉으라고
띄엄띄엄 흔들의자가 있다
요람에서 잠자는 아이처럼
내가 저 아이의 꿈속에 든다면
깊은 바다 어둠의 그림자를 데리고
몸에서 빛이 나는 아귀들이 사는 곳까지
흔들리며 달려갈 수 있겠지
더 내려간다면 암흑의 뿌리끝
그곳에서 발이 닿겠다
들숨도 날숨도 허락되지 않음을
당신도 흔들의자에 앉아보면 알게 되리라
우리는 흔들리며 순간을 살아온 것이다
수천 번 바람에 흔들리다
따사로움이라는 미명의 햇살에게도 흔들리다
중심에서 오롯이 꼿대 올리는 냉이풀
알고 보면 꽃들도 흔들의자다

 

 

 * 경대철학과 및 기독음대졸업. 국어교사역임. 시문학등단, 대구문인회원, 서설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