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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연재(4)
새 시대, 새 복음화
-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의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에게 반포하는 교구장의 교서


조환길(타대오)|대주교,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Ⅲ. 새 시대 선교


25. 참 그리스도인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5)하고 명하셨습니다. 이 명령에 의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온 세상을 복음화해야 할 소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오늘날 시대 풍조에 따라 신앙에서 멀어지고 있는 세상을 복음화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선교소명을 새롭게 깨닫고 실천해야 할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이 소명은 신자 개인과 교회 공동체의 내적 정화를 통한 자기 복음화와, 세상 모든 곳에 복음적 가치가 스며들고 실현되도록 하는 세상 복음화,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는 선교를 통하여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신 하느님과 인격적인 만남을 이루고 그분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복음적 삶을 사는 사람이 참 그리스도인입니다. 따라서 참 그리스도인은 세속의 어떠한 가치보다 신앙적 가치를 최우위에 두는 영적인 삶을 추구하고, 세상 안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입니다.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보고 그리스도를 알게 됩니다. 바로 예수님을 닮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선교와 세상 복음화의 최선의 방법인 것입니다.
 

26. 생명과 신앙을 전수하는 가정교회
가정은 생명뿐만 아니라 문화와 신앙의 전수를 위한 첫 자리이며 복음적 삶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반석입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을 가장이요 아버지로 모시고 기도와 배려 그리고 신앙적 대화를 통해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사랑을 온전히 실천하는 가정교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경쟁에 내몰리는 자녀를 신앙적 삶에로 인도하고 혼인과 직업선택에 있어서도 신앙적 가치를 우위에 두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자신의 복음화된 삶을 통해 자녀에게 신앙의 삶을 전수하는 것이 부모들의 가장 기본적이며 소중한 직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7. 그리스도인 공동체 : 존경과 사랑 그리고 친교의 삶의 실천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현존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사는 신자들의 모습 속에 예수님의 현존이 드러나기에 신자들 간의 사랑은 복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지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의 복음 증거는 무엇보다 먼저 신자들 간에 관심과 사랑 그리고 섬김과 친교의 삶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신자들은 특히 신영세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선한 표양을 통해 그들을 참 신앙에로 이끌어야 합니다. 아울러 신자들이 성직자 및 수도자들과 일치하여 교회의 발전과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노력하는 것이 선교의 기반이 됩니다.
 

28. 직장 복음화 : 믿음과 생활이 일치하는 삶
직장은 현대인들의 삶의 중심자리로 복음을 증거하고 선교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각자의 직장에서 양심적이고 모범적인 업무 추진, 투철한 책임감, 솔선수범, 상호존중과 배려하기, 웃는 얼굴, 친절하고 성실한 삶과 기도 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특히 식사시간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하여 말씀 나누기와 봉사활동, 직장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꾀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이타적(利他的)인 생활을 통해 직장 동료와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복음 증거자로서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선교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29. 성직자 : 복음전파를 위해 파견된 선교사
성직자는 복음 전파를 위해 축성된 선교사입니다. 성직자는 파견된 본당이나 기관의 관리자이기 이전에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견된 선교사임을 명심하고 세상의 복음화와 선교를 삶의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직자는 신자들로 하여금 자기복음화와 세상복음화에 대한 새로운 열의에 불타오를 수 있도록 성실히 강론을 준비하고 체계적인 신자재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특히 교우들이 주저함이 없이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예비신자 모집과 교리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비신자들과 지역민들이 보다 쉽게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선교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교회는 미래의 성직자인 신학생을 세상 복음화와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선교사로서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30. 선교 교육 강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받았습니다. 복음을 전하여 이웃으로 하여금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선교는 가장 큰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선교의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교구와 본당에서는 교우들을 위한 신앙 재교육과 함께 선교 사명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야 하고, 교우들은 이런 교육에 적극 참여하여 선교의 의무와 선교 방법을 깨닫고 이웃을 하느님께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31. 지역에 열린 본당 공동체
선교는 이웃과의 인격적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찾아가든 찾아오게 하든 교회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본당 공동체가 신자들뿐 아니라 비신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지역 중심의 열린 공동체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본당들은 문화강좌, 취미교실, 바자회 등 각종 행사에 비신자들을 초대하고, 주차장 개방, 공부방 운영, 휴식처 제공 등을 통해 성당 공간을 이웃들에게 개방하면 좋을 것입니다. 또 노인대학의 운영과 어린이 집 운영 등을 통하여 지역의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교회와 친교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소외 계층에 대한 관심어린 봉사활동에도 본당 공동체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본당 공동체가 열린 교회, 찾아가는 교회, 봉사하는 교회로 변화할 때 세상 복음화와 선교의 거점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32. 삶의 단계별 특징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선교
현대 사회의 모습과 현대인의 삶은 이전과 완연히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삶은 그 단계에 따라 삶의 양태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따라서 현대인의 모습과 삶의 단계별 특징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복음화와 선교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적 징표를 읽어내고 삶의 단계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인 선교사와 봉사자를 양성하는 일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신자, 파괴된 가정과 그 구성원,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주해 온 사람들과 사회적 소외계층이 신앙을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또한 현대 문명의 이기, 특히 New Media, Social Networking Service(SNS) 등을 복음화해야 할뿐 아니라 선교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여야 합니다. 복음을 이웃에 전하는 선교는 새로운 시대에 맞은 새로운 표현과 새로운 방법으로 실천되어야 합니다.
 

33. 온 세상을 향한 선교
그리스도인들의 선교 활동은 교구를 넘어 온 세상을 향해야 합니다. 우리 교구의 상황이 비록 넉넉하다 할 수는 없지만 대교구로서 선교를 위해 형제 교구들과 협력해야 할뿐 아니라 민족 복음화와 북한 선교에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세계 교회를 위해 기꺼이 선교사를 파견하고 이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선교 활동은 우리 교구민들의 정체성 확인과 신앙의 쇄신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34. 선교 전담기구 설립
오늘날 현대인의 사고와 삶의 방식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교회는 현대인들의 사고와 삶을 연구하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여야 합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마태 9,17; 마르 2,22; 루카 5,38) 담아야 하듯이 새 시대에는 새로운 선교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선교 전담기구를 설립하여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선교방법을 연구하고 교육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다음 호에 계속

2012년 10월 28일(일) 제2차 교구 시노드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들에게 반포한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시노드 교서 전문을 매월 연재해 드립니다. - 편집자 주(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