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주었다.”(마태 25, 36)
* 천주교 대구대교구 교정사목 안내
대구교도소, 포항교도소, 경주교도소, 김천소년교도소, 대구구치소 등 대구대교구 내 교정시설 수용자들과 빠스카교화복지회에 거주하는 출소자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며, 그들이 사회와 가정의 참된 구성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고 있습니다.

* 대표후원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유지재단
대구은행 141-04-001277-4   농협 702045-55-000287
전화 : 053-636-8916  팩스 : 053-644-8917 이메일 : 6368916@hanmail.net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교정사목 및 후원 안내와 <담안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는 교정사목후원회 카페(cafe.daum.net/6368916)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제 손에 왜 이리도 못이 많습니까? 어릴 때에는 자주 아파서 당신의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조금 커서는 학교 가기 싫다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다고 당신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폼나게 살겠다면서 밤마다 술에 취해 들어와서 당신의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이렇게 하나, 둘 박은 못이 몇 개인지 이제는 셀 수도 없는데, 아무리 뽑아도 뽑히지 않는 대못을 또다시 당신 가슴에 쾅쾅 박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쁨이고, 당신의 전부여야 할 제가 당신을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아직도 제 손에는 대못이 쥐어져 있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주님, 어찌해야 합니까?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주님,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무덤과 같이 꼼짝도 못하고 지나버린 지난날의 꿈들, 청춘을 썩힌 이곳, 교도소에서 말입니다. 아장아장 걸어와 아빠를 부르며 안기던 딸아이를 그리워한 지난 세월, 이제 그 아이가 어느새 다 자라 버린 지난 날의 시간들, 그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분노하고 아파했던 시간들, 하지만 그 시간들 속에서 주님께서는 저를 위로해 주시고, 용서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견디어 냈고 지금은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 사방이 꽉 막힌 무덤과 같은 이곳에서 주님과 함께 하였기에 과분한 사랑으로 웃을 수가 있었습니다.
주님, 그렇기에 이제는 겁나지 않습니다. 평생을 허물투성이로 살아온 삶이지만, 세상의 끝, 절망의 땅, 무덤과 같은 이곳 담안에서 새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겪었던 갖가지 고통은 오히려 주님과 제가 하나되어 살게 하는 힘이 되었고, 아득한 징역살이의 괴로움은 저를 믿음으로 성숙시켜주는 희망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좀 알아주고 있다는 으쓱함에, 다른 사람보다 하나 더 가졌다는 우월감에 허세만 부리던 저를 무덤에 묻었습니다. 외롭고 괴로울 때 주님께 도움을 청하며 참다운 자녀로 살아가겠다고 말한 것이 너무나 염치없어 보이고, 이 또한 제가 가진 죄악과 허물이라 생각하지만, 주님의 자비에 오롯이 의지하오니, 당신을 만난다는 희망으로 남은 시간을 기도와 나눔으로 채워, 당신의 은총 속에서 영적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 이제 무덤에서 벗어나 환한 밝은 빛으로 가득한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