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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향기를 찾아서 - 병원 호스피스 봉사자 김미형 요셉피나 씨
봉사로 다시 찾은 건강한 삶


취재|김선자(수산나) 기자

 

보다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시대에 행복한 죽음 또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 죽음 앞에 서 있는 이들이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병원 호스피스 봉사자 김미형(요셉피나) 씨. 네 차례의 수술을 받으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시작한 호스피스 공부가 자신의 삶을 바꾼지 오래이다.
하루하루 주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간다는 김미형 봉사자는 “28년 동안 보건 교사로 일을 했는데 어느날 찾아온 갱년기로 몸이 너무 아파 어쩔 수 없이 명예퇴직을 했고 그후 점점 더 아프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찾아왔다.”며 “그때 호스피스를 알게 되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의 봉사까지 하면서 잃었던 건강을 되찾고 덤으로 활력과 행복이란 큰 선물을 받았다.”고 들려준다.
봉사로 인해 은총의 충만함이 깊어갈 무렵, 간호사 자격증과 보건 교사로 일한 것을 알게 된 병원 권유로 호스피스 간호사 일도 겸하게 됐다는 김미형 봉사자는 “병원의 권유를 받고 고민을 했지만 몇 시간씩 머물다 갈 때와 달리 좀 더 지속적으로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제가 가진 신앙으로 영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다.”며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고 겪어보니 병원사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교구 내 병원사목부가 있고 또 임상사목교육센터가 개소하면서 병원사목의 중요성을 알게 된 거 같아 기쁘지만 아직도 규모가 작은 병원은 손길이 미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려주며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힘써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늘어나는 노인인구, 그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 가운데 우후죽순 생기는 노인병원의 신자 환자들은 신자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도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볼 때 늘 안타까웠다는 김미형 봉사자는 “관할 본당에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려움이 많아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오랫동안 냉담하신 분이나 자녀 때문에 타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본당연계가 어려워 병원사목부에서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신부님과 봉사자 수가 부족하여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람들에게 병원은 맹목적인 두려움을 준다는 김미형 봉사자는 “병원에 입원한다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위기를 느끼는데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나 노인들은 더 외롭고 힘이 든다.”며 “이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기도인데 그런 부분을 채워 주실 봉사자들이 많지 않아 늘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병원은 광활한 선교의 장이라고 하는 김미형 봉사자는 “비신자에게는 주님을 알려 자연스럽게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신자들은 미사, 병자성사, 장례미사, 연도 등으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곳”이라고 소개하며 “예수님께서 어디를 가시든 먼저 병자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고쳐주셨던 것처럼 무엇보다 병원 봉사를 하면 주님께서 기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많은 분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병원 봉사자 모집에도 앞장서고 있는 김미형 봉사자는 위기에 처한 영혼을 돌보는 기법을 훈련하는 과정을 공부하는 등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여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미형 봉사자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의 아픔과 상처들이 드러나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도움을 주었을 때, 오랫동안 냉담하신 분이 신앙을 회복하고 고통 중에도 환한 미소를 보여주실 때, 또 불화 중인 가족들이 죽음을 계기로 화해를 하고 부모님의 장례미사를 지내며 냉담을 풀고 다시 성당에 나갈 때” 등 이라며 “매번 죽음 앞에 숙연해지는 시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대해 성찰하게 되며 그분의 섭리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이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의 시간을 살아가는 김미형 봉사자는 “제게 감사하다며 돌아가신 분들이 기도를 해주셔서 제 삶이 더욱 윤택해지고 더 건강하게 봉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인터뷰 내내 김미형 봉사자는 병원 봉사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기를 간절히 당부했다. 더불어 관심있는 분들과 활동을 원하시는 분들은 병원사목부 사무실(053-250-3085)로 연락하면 자세히 안내해드린다고 덧붙였다.
병마 앞에 닥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계기가 되어 호스피스를 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만나게 된 병원 봉사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충만함을 느끼며 다시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미형 봉사자. 그리고 병원 곳곳에서 호스피스 또는 일반적인 봉사로 진심을 다해 환자들을 어루만지며 활동하는 수많은 병원 봉사자들의 모습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