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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카네이션


주설자(프란체스카)|시인, 이곡성당

 

딸아이가

가슴에 달아 주는

카네이션 물끄러미 보노라니

내 어린 날 듣던 앞마당 닭 울음소리가

문득 귓전에 들려오네

힘든 고택 살림 잘 견디고

홀로 꿋꿋이 살아오신 어머님께

나 오늘 아기처럼 재롱도 부려 보네

언제였던가

저녁나절 지붕에 걸린 노을이 그러하듯

연한 살점이란 살점 자식에게 모조리 떼어 주고

서둘러 이승 떠나신 한참 뒤에야

나 그 큰 사랑 느끼네

이승에선 도저히

그 사랑 못 갚는다는 걸 느끼네

딸아이가 달아 준 가슴의 카네이션을 보노라니

푹 고아 낸 씨암탉을

마침 인편이 있어 솥째로 보냈다던

어머님의 그리운 음성이

지붕 너머로 들려오네

 

 

 

  

 * 약력 : 〈문장〉시 부분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단풍나무여자》 발간, 2013 〈시와 시학〉 신춘호 당선,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 대구가톨릭유아교육협회 회장 등 역임, 현재 가야유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