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청소년국(국장 : 주국진 보나벤투라 신부)에서는 YHY(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캠페인을 실시하여 지난 1월 19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제18회 청소년 윤일축제에서 YHY 대상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YHY 수상자들과 지원자, 3명의 교사, 그리고 5대리구 청소년담당 김해인(바드리시오) 신부님으로 구성된 YHY 해외봉사단은 2월 18일부터 2월 2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 근교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으며 그 소감문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註)
YHY(Youth Helping Youth,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캠페인은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건강한 청소년 정신문화 캠페인입니다. 이번 겨울, 저는 YHY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캠페인을 통해 건강한 학교 문화를 어떻게 가꾸어 가야 할지, 제가 있는 자리에서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희 학교의 특별한 친구를 도와 그 친구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이 활동으로 YHY PRIZE(Youth Helping Youth Prize,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대상)의 추천을 받은 저는 최우수상(장학금 50만 원, 해외 봉사활동 80% 지원)을 수상하게 되어 필리핀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들의 그 특별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처음 필리핀으로 가기 위해 모였을 때는 여느 만남과 다르지 않게 어색했습니다. 특히 저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대구가 아닌 경주 출신이고 천주교가 아닌 개신교였기 때문에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을 하면서 그런 걱정이 사라짐은 물론 제가 속한 팀이 가장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 대한 우정과 믿음을 쌓으며 필리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필리핀 미제레오 스쿨과 스모키 마운틴의 영 포커스를 방문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필리핀은 한국과 비교해 많이 덥습니다. 그리고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무척 피곤했습니다. 그러나 힘든 상황에도 늘 웃고 있는 필리핀 친구들과 함께 하다 보니 얼굴을 찡그릴 틈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홍수로 인한 피해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옮겨왔거나 쓰레기 산에서 쓰레기를 주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친구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항상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저렇게 밝게 웃을 수 있었을까?’, ‘내가 그들보다 더 부유하고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나는 왜 저렇게 밝은 웃음을 버리고 살아왔을까?’하는 생각으로 어쩌면 제가 동정해야 할 대상은 저들이 아닌 나 자신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필리핀에 온 이유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그 친구들과 함께 나누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제 한국에 돌아와 다시 본래의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을 다녀오기 전과 제 자신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껴집니다. 무엇보다도 교실에 앉아 항상 공부에 찌들려 주위 친구들을 살피며 내 것을 먼저 챙기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면서도 친구들과 함께하고 부모님과 있을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고 심지어는 제 주위에 모든 것이 밝아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미제레오와 영 포커스 아이들의 그 웃음이 제 가슴 속에 단단히 들어와 박혔기 때문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원 모두가 그렇게 느낀다는 점입니다.
도와주신 우리 신부님, 선생님, 그리고 우리 YHY 친구들, 많은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YHY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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