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두 번째 큰 장기로, 복부의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있다. 간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담즙을 만들고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을 생성하고 몸에 남는 당을 저장할 수 있는 글리코겐으로 바꾸고, 혈액응고, 면역 등에 관여하는 등 수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주로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살이 찌면 몸에 지방이 늘어나듯이 간에도 지방이 쌓이게 된다. 한 병원의 자료를 보면 최근 지방간의 유병률은 약 30% 정도로 20년 전보다 약 3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성인 10명 중 3명은 지방간이 있다는 얘기다. 지방간의 원인으로는 술, 바이러스, 비만, 제2형 당뇨, 이상지질혈증, 약물, 영양실조 등이 있다. 지방간을 진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히 이용하는 방법으로 초음파검사를 들 수 있다. 지방간이 있다면 초음파에서 간이 밝게 보이며, 정도에 따라 상·중·하, 즉 경도, 중등도, 고도지방간으로 나눈다.
지방간의 큰 원인 중 하나는 술이다.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인해 생기는, 흔히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적당량 이상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게 되면 간에 지방이 축적된다. 하루 20~30g 이상의 알코올(약 소주 1/2병)이나 일주일에 약 소주 3병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면서 지방간이 있다면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몸에 술이 과다해 지방이 간에 축적되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있을 수 있다.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한다. 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된 원인으로는 비만,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다. 예전에는 알코올성 지방간이 월등히 많았지만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지방간은 단순 지방간과 그렇지 않은 지방간이 있다. 단순 지방간은 간에는 지방이 축적되어 있지만 이것으로 인한 간 염증이나 섬유화 소견은 없는 것으로, 대개는 큰 병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이로 인해 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섬유화가 진행된다면 이는 간염, 간경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아직까지 어떤 사람들이 단순 지방간으로 그칠지, 또는 진행할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것이 지방간을 단순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간단한 질환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지방간을 가진 환자들로부터 자주 접하는 요구 중의 하나가 지방간을 치료하는 좋은 약 처방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때 항상 환자에게 해주는 대답은 “지방간을 없앨 수 있는 특효약은 없습니다. 지방간이 왜 생겼는지 원인을 알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술로 인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 경우, 계속 술을 마시면서 간장약을 아무리 복용한다 하더라도 지방간이 치료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알코올성 지방간의 치료는 명확하다. 술을 끊어야 치료가 될 수 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그에 대한 원인을 제거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즉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당뇨나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각각의 병을 잘 조절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지방간이 있는 환자라면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로 자신의 상태를 잘 추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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