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Ⅴ.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생활
49. 사제생활과 사제의 사목적 역량 개발
제1차 교구 시노드는 새 복음화를 위해 사제들의 영성적인 면, 사목적인 면, 그리고 직무수행에 있어서 추구해야 할 사제상을 제시하였습니다. 수많은 교회문헌에서 강조되었던 바와 같이 교회의 쇄신과 발전에 있어서 사제직과 사제생활의 쇄신이 우선하여야함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성품성사를 통해 사제들에게 주어진 성사적 은사와 사목직무 역량을 개발하고 잘 조직하여 최상의 복음화 동력을 이끌어내어 사목의 효율을 드높이는 일일 것입니다.
50. 본당 사목 및 선교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목 형태의 개발
교회의 성장 발전과 복음화 역량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선교와 사목활동의 일선인 본당사목이 활성화 되고 역량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본당 사목 직무에 참여하는 사제들의 수를 지금보다 더 늘리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사목의 효율성을 드높이기 위해서 본당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여건과 본당의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목 형태와 공동사목 시스템을 개발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대리구별로 2~3개 정도의 대형본당을 선택하여 주임신부를 중심으로 3~5명의 사제들이 분야별 전문성을 보유한 팀을 이루어 사목하도록 함으로써 사목의 질과 효율을 드높이고 대외적으로 복음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여 지역의 중심(허브)본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가까운 지역의 몇 개 본당이 연합하여 공동의 사목계획을 수립하고, 본당의 사목자들이 특성화된 사목 분야를 각각 담당하여 이를 추진함으로써 지역 내 본당들을 통합하여 돌보는 지역별 공동사목 시스템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사목 부문별 지역 거점 본당을 운영하는 것도 권장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즉, 시노드의 ‘젊은이 복음화’ 분야에서 제안하였듯이 몇 개의 지역본당들이 연합하여 청소년 혹은 청년 사목의 거점을 마련하고 여기에 이들 전문 분야를 담당할 사제를 파견하여 사목하게 함으로써 전문성과 효율성을 드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일부 교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부주임 제도나 협력사목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보좌신부가 보임되어 있는 본당들 중 중간 규모의 본당에 어느 정도 독자적 사목분야와 권한을 위임받는 부주임을 보임하거나 협력사목 사제를 두어 주임신부와 공동사목을 함으로써 본당 사목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사목 시스템 이외에도 사목현장 맞춤식 특성화 사목, 예를 들어 시장, 농어촌지역, 도시빈민, 선교 등 특수한 사목현장에 맞추어 사목의 전문성과 적응성을 높이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51. 보좌신부의 위상 정립
젊은 사제들의 창의성과 열정이 교회 성장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보좌신부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보좌신부로 지내는 기간을 가능한 한 서품 후 일정기간을 넘지 않도록 하며 이 기간을 경과한 사제들에 대해서는 특수 사목직을 선택하거나, 본당으로 보임할 경우 주임신부와 협력사목을 하는 부주임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사목적 창의성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겠습니다.
2) 보좌신부 기간 동안 회계 관리, 문서행정 및 전산, 사목계획 수립과 추진, 리더십, 신심 혹은 사도직 연수(공동체 사목, 레지오 마리애, 꾸르실료, 성령쇄신운동, 선택, ME 등) 등과 같은 사목 분야에 관한 연수과정을 교구 차원에서 마련하여 제공함으로써 전문 사목분야에 대한 소명을 개발하고 투신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안배하여야 하겠습니다.
3) 보좌신부라 하더라도 주임신부로부터 위임받은 사목분야에 대해서는 자율적 사목권과 재정권을 부여하여 책임 있는 사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주임신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교회법에 의거한 직무적 종속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사제단의 일원으로서 인격적인 존중과 배려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휴식과 휴가 등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52. 합리적 인사 시스템
사제들의 사목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인사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합리적 인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① 합리적 인사를 위해 본당의 여건과 특성, 성무의 총량, 당면하고 있는 과제 등의 평가에 따라 본당을 분류하여야 하며 사목현장의 다양한 필요를 파악하여 그 필요에 따라 적합한 사제가 배치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제의 적성과 강점과 부족한 점 등을 면밀히 파악하여 인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제 개인의 능력과 평판, 건강상태와 원의 등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② 성직자 인사 위원회 설치 : 사제들의 이러한 현황들을 파악하고 교구의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의 인재를 발굴하며 추천하기 위해 ‘성직자 인사위원회’가 설치되면 좋을 것입니다. 성직자 인사위원회가 먼저 회의를 하고 자료를 마련하여 참사회의에 제출하면 될 것입니다.
③ 사제들의 사목적 관심이나 원의 수렴을 위한 창구 마련 : 교구장(혹은 총대리나 주교대리들)이 사제들을 정례적으로 면담하여 각 사제들의 사목적 적성과 관심을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 순환 인사 : 사제 인사에 있어서 가능한 한 대리구별 순환, 본당 규모별 순환, 사목분야별 순환이 적절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사제들의 사기진작과 사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 2012년 10월 28일(일) 제2차 교구 시노드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들에게 반포한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시노드 교서 전문을 매월 연재해 드립니다. - 편집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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