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청소년국(국장 : 주국진 보나벤투라 신부)에서는 YHY(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캠페인을 실시하여 지난 1월 19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제18회 청소년 윤일축제에서 YHY 대상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YHY 수상자들과 지원자, 3명의 교사, 그리고 5대리구 청소년담당 김해인(바드리시오) 신부님으로 구성된 YHY 해외봉사단은 2월 18일부터 2월 2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 근교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으며 그 소감문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註)

필리핀 마닐라 도착(2013년 2월 19일)
필리핀에 도착하여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본 것은 주황색과 흰색 형광등이 켜져 있는 마닐라의 야경이었다. 버스를 타고 트로피카나 호텔로 이동하면서 본 이색적인 풍경은 새벽에 도착한 피곤함도 잊게 할 만큼 내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호텔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고 직원 분들도 대단히 친절했다. 앞으로 펼쳐질 8일 동안의 체험이 기대되는 밤이었다.
미제레오마을에 가다(2013년 2월 20일)
아침 일찍, 우리는 마닐라까지 안전하게 도착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수녀님이 계시는 세인트 폴 대학교로 이동하여 4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미제레오로 향했다. 도착하니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동네 꼬마부터 어르신들까지 우리를 위해 많이 나와 계셨다. 학교 강당에서 짧은 소개를 마치고 미제레오학교 친구들의 공연을 보았다.

미제레오에서의 둘째 날(2013년 2월 21일)
YHY는 아침에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갖고, 이어 학생들과 함께 미사에 참례하였다. 아침이라 많이 피곤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전에는 미제레오학교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한국의 여러 가지 놀이 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필리핀 가정집을 직접 방문하여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과 모습을 보고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다시 마닐라로(2013년 2월 22일)
우리는 아침 일찍 학교에서 매달 한 번씩 한다는 십자가의 길 기도 에 함께했다. 기도를 하며 학교를 한 바퀴 돌았는데 엄숙해야 하는 시 간에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서 있기조차 힘이 들었다. 하지만 나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도 그런 내색없이 곧잘 하는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다. 오늘은 정들었던 미제레오마을을 떠나는 날이다. 나는 미제레오학교에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는데, 그 사랑을 돌려 줄 기회가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한참동안 미제레오학교 친구들을 생각했다.
스모키 마운틴과 영 포커스(2013년 02월 23일)
오늘은 내가 가장 기대했던 쓰레기 산(Smoky Mountain, 스모키 마운틴)과 영 포커스(Young Focus)에 가는 날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긴장도 되고 내가 텔레비전에서 봤던 쓰레기 산이 진짜 맞나 싶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도착하여 문 앞에서 우리가 신기한 듯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우리는 15분정도 버스를 더 타고 쓰레기 산 마을에 진입하였다. 탁아소에서 받은 장화를 신고 직접 마을을 둘러보는데 장화를 신고도 느껴지는 찐득찐득한 진흙과 함께 섞여있는 오래된 쓰레기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항상 밝게 웃으면서 사는 아이들을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반성도 되었다. 우리는 다시 영 포커스(Young Focus)로 돌아와 미제레오에서 봤던 친구들보다 더 어린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공연도 하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태권도 동작과 YHY율동도 가르쳐주었다. 한복과 도복을 입고 사진도 찍었는데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또 영 포커스에서 준비한 비즈공예를 우리에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배우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한국 도착(2013년 2월 26일)
세인트 폴 대학교 수녀님께 인사를 드리고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까지 함께 해준 미쉘, 메기 언니에도 고맙고, 이제 필리핀에 적응하고 YHY 팀원들끼리도 가족처럼 편하고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은데 벌써 헤어져야 한다니 섭섭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이토록 행복했던 순간이 나에게 또 다시 찾아올까? 아직도 입가에 맴도는 친숙한 타갈로그어를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필리핀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작별 할 때가 되어보니 필리핀에서 만든 따뜻한 추억들이 한국에 가서도 오랫동안 많이 그리워질 것 같다. 신부님, 선생님, YHY 팀원들 모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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