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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연재(마지막 회)
새 시대, 새 복음화
-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의 폐막에 즈음하여 교구민에게 반포하는 교구장의 교서


조환길(타대오)|대주교,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Ⅴ. 교구와 대리구 및 사제생활

53. 성직자 지원 제도와 사제단의 친교와 형제애

성직자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사제단의 친교와 형제애 증진을 위해 사제단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 성직자 지원 시스템 마련 : 교구에 사제들의 원의나 당면한 문제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영성적,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여 당면한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며, 때로는 적절한 의료, 법률, 경제적 지원책을 제공할 수 있는 성직자 지원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총대리(혹은 보좌주교) 혹은 교구장의 위임을 받은 교구장대리가 중심이 되는 ‘성직자위원회’가 구성될 필요가 있을 것이며, 성직자 신상에 관한 제반 문서나 정보들을 관리하며 성직자들에게 다양한 피정과 영신수련에 관한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는 ‘성직자실’과 같은 부서의 설치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특별한 문제에 있어선 선후배 사제들 간 혹은 전문적인 식견과 자격을 갖춘 이들을 통한 멘토링을 활용하는 것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 사제들의 특수한 소명 개발을 위한 양성과 평생교육 및 안식년제도 : 교회 발전과 복음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투신할 특별한 소명을 개발하고 장기적 계획에 따른 필요한 자원 양성에 힘써야 하겠습니다. 또한 사제 개인이 교구의 목표와 전망에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소질을 계발하기를 원할 경우 유학이나 연수의 기회를 적절히 제공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서품 후 보좌신부 기간 동안의 사목연수와 10~15년차 사제들에 대한 중견사제 연수 과정을 안식년과 연계하여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방법적으로는 서품 10년~15년 전후에 해당하는 신부들을 ‘중견사제 연수’로 발령하여 6개월은 공동생활 및 연수로 사제 재교육의 기회로 삼고, 6개월은 안식년을 가짐으로써 사제직 재충전의 기회로 삼도록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견사제 연수와 안식년을 가진 지 10년이 경과한 사제는 원의에 따라 또다시 안식년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사제단의 친교와 형제애 증진 : “사제는 형제적 사랑으로 동료를 친절히 대접하고, 물질적으로 도와주며 재산을 나누어 가지고 특히 병든 동료, 고민하는 동료, 과로하는 동료, 고독한 동료, 조국에서 추방당한 동료, 박해받는 동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8) 사제는 사제단을 떠나 혼자 고립된 존재로 살 수 없으며, 사제단은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각각의 사제들을 형제애로써 품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사제들이 친교와 형제애로 서로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참다운 사제단을 형성하기 위해 적절한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교구장을 위시한 사제단 모두의 의무인 것입니다.

 

맺음말

54. ‘복음화’는 복음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인간과 세상을 변혁시켜야 할 교회의 사명과 활동 전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음화’는 복음을 비신자들에게 선포하고 교리를 가르쳐 세례를 베푸는 일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 진리를 생활화하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회개와 쇄신을 통한 교회의 ‘자기복음화’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표명하고(『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5) 각급의 시노드가 재확인한 바이지만, 교회가 세상을 진정으로 복음화하려면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을 통해 먼저 스스로를 복음화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복음화’는 교회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의식 속에서 ‘시대의 징표’들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함으로써 새로운 열의,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과 일상생활 사이에 새로운 창조적 통합이 일어나도록 이끄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55. 이 교서에 제시된 내용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복음화’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비록 이 시대와 교회가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다 담을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이 시대를 사목해야 할 우리 교구의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계속하여 급변할 시대적 상황들을 대비하여 고정되지 않고 열려 있는 로드맵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가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그 후속 실행과정을 점검하면서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일입니다. 그리고 제1차 시노드에서 제2차 시노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던 만큼 그 다음 시노드도 언제든 개최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56.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자의교서 『믿음의 문』을 통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이 되는 올해 10월 11일부터 내년 11월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까지를 ‘신앙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신앙의 해’를 뜻있게 지내고 신앙 선조들이 물려준 신앙의 유산을 성실히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잘 물려줄 수 있으려면, 특별히 이번 제2차 교구 시노드의 결과물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새 시대, 새 복음화’는 이러한 우리의 노력과 주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님,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2년 10월 28일

제2차 교구 시노드를 폐막하면서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 이번 호를 끝으로 대구대교구 제2차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