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2년, 가톨릭여자기술원으로 출발한 가톨릭푸름터가 지난해 5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50주년을 발판으로 2013년 6월 가톨릭푸름터 안에 취업사관학교를 개교하였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가정의 해체로 위기에 처한 여자청소년들이 사랑과 희망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소중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서정길대주교재단 가톨릭푸름터의 이명식(베로니카) 원장을 만나보았다.
대구. 수성구 들안로에 위치한 가톨릭푸름터. 이곳은 19세 미만의 여자청소년들이 머물면서 중·고등학교 학교생활 또는 검정고시(고입, 고졸반) 준비를 하며 컴퓨터, 미용(메이크업, 네일아트, 피부마사지 등), 외부 기관과 연계한 간호, 요리, 제과제빵 분야의 자격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곳이다. 또 취업사관학교 수강생들을 위한 미용사 무료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공간이 넓으면서도 안락하게 조성되어 있는 가톨릭푸름터 안에 취업사관학교를 개교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이명식 원장은 “우리 푸름터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난 뒤, 낮 시간의 텅 빈 공간이 너무 아까워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아이들이 좋은 환경을 누릴 수 있었으면….’하고 늘 고심하던 중에 마침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취업사관학교 장소 물색을 위해 푸름터를 방문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사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교육과정 전체가 100% 국고를 지원받아 무료로 이뤄지는 만큼 심사기준 또한 무척 까다롭고 깐깐하여 엄격한 실사와 서류심사, 실무자 면접까지 거쳐야 했다.”는 이명식 원장은 “이번 취업사관학교 유치를 위해 전국의 20여 군데 시설에서 서류를 제출했다고 들었는데 우리 푸름터가 최종 선정되어 참으로 기뻤다.”고 했다. 현재 취업사관학교는 전국에 다섯 곳으로, 여자청소년을 위한 학교는 춘천과 대구 두 곳뿐이다. 교육은 만 15세 이상 24세 미만의 학교 밖 여자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며 수강생들에게는 매월 자립장려금도 따로 지급하고 있다.
 가톨릭푸름터 취업사관학교에 입학한 1기 수강생들은 6~12월까지 푸름터에서 생활하면서 주 5회 하루 7시간씩 교육을 받는다. 오전에는 인성교육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오후에는 수강생들이 정해진 교육기간 안에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요안나 뷰티 아틀리에(원장 : 김 요안나)’와 컨소시엄을 맺고 전문강사를 초빙하여 집중교육을 하고 있다. 인성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가톨릭푸름터는 한문을 교육과정에 포함시켰다. 이유를 물으니 이명식 원장은 “요즘 학생들이 한자를 잘 모른다.”고 들려주며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알면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따른다는 생각에 지속적으로 한문과 예절교육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수업시간에 지나치게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엎드려 있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세를 고쳐가는가 하면, 매일 저녁 경당에 모여 하루 일과를 얘기하며 묵주기도를 1단씩 바칠 때도 조금씩 행동의 변화를 보인다고 했다.
1999년부터 가톨릭푸름터로 옮겨와 24년째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엄마의 마음으로 푸름터를 지키고 있는 이명식 원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7월 3일 제10회 대구광역시 목련상(여성발전부문)을 수상하였다. “제가 받을 상은 아니지만 초대부터 푸름터 청소년들을 위해 애써 오신 선배 원장님들을 대신하여 받는다는 마음으로 수상하게 되었다.”는 이명식 원장은 “이 상을 받는 것이 푸름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되고 또 우리 푸름터에 끊임없이 도움을 주고 계시는 많은 은인들과 어르신들께도 은혜를 갚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울수록 인성교육의 중요성과 가정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들려주는 이명식 원장은 “초대 양 수산나 원장님께서 ‘아이들은 좋은 환경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그 말씀을 늘 기억하며 살고 있다.”고 들려주며 “아이들이 이곳에서 지내다가 자립하여 사회생활을 하거나 또는 결혼을 해서 살면서 명절 때면 친정을 찾듯, 우리 푸름터를 찾아올 때 이 일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청소년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이명식 베로니카 원장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에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우리 푸름터를 찾아 온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가슴에 품고 다독이며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도 제가 하느님을 알기 때문에, 또 하느님께서 지켜 주시고 이끌어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이 모든 일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 같다.”고 자신의 소회를 드러냈다. 그동안 가톨릭푸름터를 거쳐간 이는 3천여 명에 이른다.
* 가톨릭푸름터 취업사관학교 입학문의 : 053. 764. 8535
* 가톨릭푸름터 입소문의 : 053. 764. 8536~7
도움 주실 분 : 대구은행 225-05-000314-3 가톨릭푸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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