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가 다시 살아 난 사람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틀림없이 죽을 운명을 지닌 인간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부활 할 것이라는 보증이 있다.’참 재미있는 상상이 가능합니다. 부활 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남자? 여자? 똑똑하고 훤칠한 키에 근육질의 다부진 몸, 작은 키에 뚱뚱한 체격….’
우리가 생각하는 부활의 모습은 이런 현실적인 상상들 속에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이 고백하고 성서가 증언하는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생각과는 차이가 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틀림없는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말합니다.
‘저승’이라는 말은 히브리어 ‘스올’을 번역한 것으로써 그리스도 이전에 거룩하게 살다 죽은 사람들이 있던 곳을 말합니다. 즉 예수님께서 우리와 똑같은 죽음을 맞이하셨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죽음의 상태에 머물지 않으시고, 죽음의 세계에 있던 사람들에게 부활의 소식을 전하며 죽음을 이기고 극복하셨습니다. 더 이상 시간과 공간에 묶여있는 제한된 인간이 아니라 불사불멸의 몸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생명의 세계를 열어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죽은 시체가 관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런 부활이 아닙니다. 성서는 예수의 부활 순간을 지켜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증언합니다. 단지 ‘빈 무덤’과 ‘발현’사건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을 체험한 사도들의 변화된 삶을 그 증거로 제시합니다. 즉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건이며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과 함께 우리도 부활시켜 주실 것이라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며 근거가 되는 사건입니다. 부활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먼 훗날 죽음 이후에 일어날 막연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가야 할 새로운 삶을 이야기합니다.
예수의 죽음 앞에서 겁에 질려 떨던 제자들이 자신의 죽음을 무릅 쓰고 세상을 향해 외쳤던 부활의 소식은 헛된 환상이 아닙니다. 그들이 삶으로 보증해 준 희망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고 합니다. 현실에서 그릇된 나를 십자가에 죽이고 복음화 된 나로 새롭게 다시 살아간다면 나는 이미 부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이 땅에 오셔서 사명을 완수하신 예수님은 하늘로 올라가셔서 성부 오른편에 앉아 하느님의 영광과 영예, 권능을 함께 누리십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다시 오셔서 그 영광에 우리도 참여시켜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실 그때를 기다리며 지금 이 자리에서 하루하루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부활의 증인인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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