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라면 누구나 성지를 찾아 순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마련인데, 특별히 9월 순교자 성월이 오면 더욱 성지순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성지 한두 곳을 찾게 된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대구대교구 성지안내봉사자회(회장 : 조철래 유스티노, 담당 : 서준홍 마티아 신부)의 회원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장기간 해외성지순례로 조철래(유스티노, 복자성당) 회장과 월배성당의 김규동(베드로)·윤경화(소화데레사) 간사 부부가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이뤄져 회원들의 아쉬움이 크게 자리했다.
평소 대구대교구 내 성지뿐만 아니라, 전국의 성지와 해외성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조철래(유스티노) 회장은 때마침 대만 성지순례를 다녀오던 비행기 안에서 일행과 교구 성지안내단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2012년 2월 7일 준비모임을 가진 후 회원들은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2012년 3월 16일부터 주 1회 성지안내봉사자 제1기 교육을 20주에 걸쳐 진행하였고, 제2기 교육은 2013년 3월 1일부터 역시 주 1회 20주 동안 진행하여 제1기, 제2기 수강생 40여 명을 배출하였다. 이들 수강생들의 강의는 교구 성모당 담당 겸 성지안내봉사자회 담당 서준홍(마티아) 신부와 김길수(사도요한) 교수가 맡았고, 2013년 7월 5일(금) 꾸르실료교육관성당에서 대구대교구 성지안내봉사자회의 제1기, 제2기 수강생 수료식 및 감사미사를 봉헌하였다. 현재 봉사자들은 한티순교성지 안내를 주로 하면서 신나무골, 성모당, 관덕정, 복자성당, 유스티노신학교, 계산성당 안내봉사를 하고 있고 일본 나가사키 성지안내봉사도 다녀왔다.
“우연한 기회에 〈대구주보〉 공지를 보고 성지안내봉사자 제1기 교육에 참가하여 수료한 뒤, 아내(류말순 크리스티나, 고산성당)에게도 권유하여 얼마 전 아내도 제2기 교육을 수료했다.”고 들려주는 김효원(대건안드레아, 고산성당) 부회장은 “뒤늦게 한국사와 교회사를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새로 알아가는 설렘과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부분들을 올바르게 알아간다는 것이 큰 기쁨으로 와 닿았다.”고 들려줬다. 제2기 수강생 대표 조형연(이시도로, 고산성당) 회원은 “〈대구주보〉 공지를 보고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에 곧장 신청하여 시작하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며 “순교자들의 영성을 조금씩 알아감으로써 그 영성을 통해 저의 신심이 커가고 있음을 느끼고 또한 교회사와 한국사 공부도 큰 즐거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선교사자격증을 갖고 있어 영천 3사관학교 바실리오성당에서 교리봉사도 하고 있는 안현희(로사, 고산성당) 교육분과장은 “습자지 같은 지식으로 선뜻 나선 성지안내봉사자의 길에서 한국교회사뿐만 아니라 저 스스로도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며 “우리 회원들 모두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지닌 이들이기에 앞으로도 더 기쁘게 성지안내봉사를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역시 3사관학교에서 교리봉사를 하고 있는 전수영(아녜스, 백천성당) 총무는 “순교자들의 영성을 잘 배워 순례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순례자뿐만 아니라 안내하는 우리 자신의 믿음도 깊어지고 성화되어 거룩한 교회가 되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들려주며 “특히 예비신자들을 대상으로 성지안내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어려운 교회용어보다는 생활 속에서의 이야기 위주로 설명을 하되,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함께 하심을 알리려고 애쓴다.”고 했다. 또 “앞으로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가족프로그램이나 문화탐방 등의 프로그램도 만들어 골목투어와도 접목하여 발전시켜나가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힘듦보다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폭염 속이든 궂은 날씨이든 가리지 않고 안내자로 봉사하게 된다.”는 김효원 부회장은 “우리 회원들 모두 타 교구 신자들이 우리 대구대교구의 성지를 순례할 때 성지안내봉사자로서 단순히 교회사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순교자들의 삶과 영성을 전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담당 신부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마음으로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에게 봉사하고 싶고, 또 회장님 이하 임원들과 회원들이 잘 하고 계시는 만큼 단체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안현희 교육분과장은 “9월 순교자 성월에는 각 대리구별로 정해진 성지로 순례를 계획하고 있어 회원들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왕성할 때”라며 “현재 40여 명의 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많은 이들이 성지안내봉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제3기 교육은 2013년 9월 27일부터 시작되며 〈대구주보〉 공지를 살펴보고 신청하면 된다.
교회 안의 성지와 유적지, 유물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한 만큼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더 이상 갇힌 성지와 유적지, 유물로 남을 것이 아니라 널리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이들이 보고 배움의 기회로 삼고 본받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전교의 기회가 될 터. 지금 그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대구대교구 성지안내봉사자회’의 회원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순교자들의 영성과 발자취를 따라 뜨거운 땀을 흘려가며 기쁜 마음으로 그 일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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