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담소 마상태(안드레아)

 “너희는…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주었다.”(마태 25, 36)
* 천주교 대구대교구 교정사목 안내 : 대구교도소, 포항교도소, 경주교도소, 김천소년교도소, 대구구치소 등 대구대교구 내 교정시설 수용자들과 빠스카교화복지회에 거주하는 출소자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며, 그들이 사회와 가정의 참된 구성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고 있습니다.

* 대표후원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유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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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교정사목 및 후원에 대한 안내와 <담안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는 교정사목후원회 카페(cafe.daum.net/6368916)를 통해서도 계속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담안에서 온 편지

저는 한 형제를 너무나 미워했습니다. 참으로 각별한 사이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소한 일로 감정싸움을 한 이후부터 특별한 이유없이 그 형제와 눈길만 마주쳐도 기분이 불쾌해졌고 그 형제의 이름을 듣는 것도 싫어졌습니다. 그와는 결코 화해하지 않으리라고 다짐까지 하며 틈만 나면 그 형제를 욕하고 공격했습니다. 그 형제가 잘 되는 꼴은 정말 볼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다 그 형제의 웃음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면 그 웃음소리까지도 뺏고 싶을 정도로 미웠습니다. 나는 이리도 마음이 불편한데 그 형제는 잘 지내는 것 같아 약이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 형제를 미워하는 제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것을 느낀 것입니다. 그 형제에게 욕을 하고 시비를 걸어도 속이 시원하기 보다는 오히려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 형제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하게 아려 오는 게 제 머리와 가슴의 통증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이런 불편함이 너무 힘들어 용기를 청하며, 어렵게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성경암송대회가 있어서 준비를 하려고 성경을 펼쳤는데, 유독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마태 5, 46)

이 구절을 하루에도 몇 번씩 곱씹으며 지내던 어느 날, 우연히 그 형제와 다시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그 형제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형, 그동안 정말 미안했어.” 이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어찌나 제 마음이 편해지던지…. 제 말에 살짝 웃음 지으며 손을 잡아주던 그 형제의 환한 미소가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한마디 말이면 해결될 일을 수개월 동안 혼자 가슴앓이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 마음에 분심을 일으킨 그 형제를 그동안 사탄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천사였던 것입니다. 주님의 참된 가르침을 온전히 일러주기 위해 사탄의 유혹을 스스로 이길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 준 천사, 오늘도 내일도 힘들고 어려운 담안의 삶이지만 함께하는 형제들을 통해서 나를 일깨워 주시는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개인사정으로 담안 편지글의 필자를 밝히지 못한 점, 깊이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