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기도 모임이 이루어지겠지만, 병원에서의 모임은 사뭇 특별하게 와 닿는다. 한켠에서는 새 생명이 태어나고 또 다른 한켠에서는 생명을 잃어갈 만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환자와 보호자들을 향해 사랑을 쏟아 붓는 이들, 영남대학교 의료원 가톨릭교우회 회원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고는 하나 한낮의 햇살은 더욱 강렬하고 맑게 빛난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 낮 12시, 영남대학교 의료원 가톨릭교우회(회장 : 김경동 아오스딩, 지도신부 : 강순건 안토니오) 회원들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병원 9층에 자리한 원목실에는 각 부처에서 일하는 회원들이 바쁜 걸음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병원 업무의 특성상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모이는 것 또한 쉽지가 않다. 그래서인지 매번 모임 때마다 회원들의 변동이 비교적 잦은 편이데, 보통 10-15명 안팎의 회원들이 기도 모임을 진행해가고 있다.
먼저 회원들은 묵주 기도를 시작으로 그날의 복음 말씀을 다함께 소리 내어 읽는다. 그런 다음 원목실 담당 이 레사 수녀의 성서묵상과 해설이 곁들여지면서 회원들은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토의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40분 정도의 기도 모임이 끝나면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되는데, 오늘은 김밥으로 그들의 소박한 점심 식탁이 차려졌다.
영남대학교 의료원 가톨릭교우회가 처음 모임을 시작한 것은 1983년, 20년 넘는 세월 동안 회원들은 성가양로원, 성심복지의원, 인성의 집, 요셉재활원 등 교구 내 복지시설 의료봉사 활동에 치중해 오면서 성지순례, 피정 등 회원들의 영성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세심한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해왔다.
가톨릭교우회 창립 초창기부터 모임에 나오기 시작한 김경동(아오스딩, 욱수성당) 회장은 “우리 모임이 병원 근무자들의 영성을 위한 모임으로 시작된 만큼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진료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그동안의 활동들은 대부분 무료 진료 봉사활동에 치중해왔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힌다.
“정기모임이 아니더라도 직장에서 기도하고 싶을 때 원목실을 찾아 잠시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박윤태(글라라, 대명성당) 씨. 이 모임의 총무 일을 맡고 있는 서명자(루시아, 계산성당) 씨 역시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시는 분들 덕분에 모임에 나오는 것도 기쁘고 또 많이 배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자리한다. 내가 가진 재능과 장점, 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그 안에서 삶의 기쁨을 건져 올리는 노력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들에게 다가서는 영남대학교 의료원 가톨릭교우회 회원들. 바쁘고 긴장된 일상 안에서도 순간을 아껴 열심히 살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그들의 모습이 하느님 보시기에 참 예쁜 모습으로 기억되길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