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 날 때부터 가진 것은 메마른 빈 손
남들은 다 가진, 곧은 등뼈도 내게는 없어
하늘로 오르는 꿈은 동화처럼 아름다웠지
언 손을 저었지만 잡히는 건 찬바람뿐
바닥을 기어다니다 사라질 순 없었어
잡히면 휘감아 안고 버거우면 돌아갔지
한 치의 실수라도 눈감아 줄 수는 없어
손바닥이 찢어져도 놓지 못한 외줄 타기
앞뒤를 훔쳐보다가 눈꼬리만 늘어졌지
언젠가 그 날이 오면 젖은 사연 꺼내보며
너무 먼 하늘 길을 뒤집어도 걸어보며
소나무 옹이에 기대어 가슴에는 별도 묻겠지

* 약력 : 200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한결시조동인,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조시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