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전 과정을 담당사제와 함께 기숙사 공동체 생활을 하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무학고등학교에서 수학하게 되는 베드로관(소신학교, 경북 경산시 하양읍 소재)의 학생들. 이들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베드로관(소신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향한 하느님의 소중한 부르심에 어떻게 하면 더 기쁘고 적극적으로 응답할 수 있을지, 또 성소(聖召)의 길이 과연 스스로 원하고 선택한 길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여느 고등학생들과는 달리 ‘학업’과 ‘성소’의 두 가지 삶을 살고 있는 베드로관의 소신학생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대구대교구 성소의 못자리 베드로관(소신학교) 이광호(라우렌시오) 관장신부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998년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성소의 꿈을 안고 베드로관에 들어오는 학생들. 그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미사봉헌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베드로관과 이웃해 있는 무학고등학교로 등교하여 보통의 고등학생들처럼 학업에 집중한다. 학교수업이 끝난 뒤에는 하루를 정리하며 기도와 성체조배, 복음묵상의 시간을 가진 후 하루의 모든 일과를 마무리한다. 이처럼 하루의 시작과 끝을 제일 먼저 주님께 봉헌하며 생활하는 베드로관에서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커다란 축복이자 기쁨이다.
평일의 일상과 달리 “주말이면 공동체가 함께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많은 편”이라는 베드로관 이광호 관장신부는 그 대표적인 예로 ‘운동’을 손꼽았다.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운동”이라고 들려주는 이광호 관장신부는 “운동이라고 해서 단순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모두가 함께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그런 운동의 시간을 지향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본적인 전례연습과 성가연습, 담당신부와의 개인면담과 고해성사에 이어 선·후배가 함께 모여 학교생활과 학업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는 시간도 갖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말을 이용해서 한 달에 두 번,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외박을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베드로관의 정해진 규율 안에서 성소의 삶을 살면서 고등학교 교과과정도 똑같이 이수해야 하는 학생들이 맞닥뜨리게 될 심리적 갈등은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했다. “어린 학생들이 처음 집을 떠나와 이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처음에는 무척 어려워 하고 고민도 하며 여러 가지 갈등들을 겪고 있다.”고 들려주는 이광호 관장신부는 “그런 순간순간마다 부모님의 신앙과 기도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곳에 와서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이광호 관장신부는 “부모들이 신앙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함께하면서 아이들을 이끌어 주고 계시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심리적 갈등해소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베드로관에는 17명의 고등학생이 생활하고 있으며, 대신학교 진학률은 지난 10년간의 통계기준에 따르면 약 70% 정도에 달한다. 또한 베드로관을 거쳐 사제서품을 받은 이는 현재 4명(2013. 11 기준)이다. 이렇듯 고등학생 시절부터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온 몸과 마음으로 차곡차곡 성소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베드로관에서는 몇 가지 기본 지침을 갖고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첫째, 사제성소에 대한 학생 본인의 솔직한 마음, 즉 베드로관에서 살고자 하는 본인의 적극적인 마음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고, 둘째, 현 중학교의 성적이 상위 30% 이내를 기준으로 학교 생활기록부의 종합평가도 함께 참조하며, 셋째, 지원자 학생의 신앙생활 정도, 그리고 지원자의 부모가 본당에서 어떤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지원자 학생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있어 건강상의 특이사항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2011년 2월 베드로관(소신학교)의 관장으로 부임한 후로 매순간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며 살고 있는 이광호 관장신부는 “베드로관은 사제성소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참으로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흔히들 이곳에 들어오면 신앙공동체 생활로 인해 학업에 지장이 있을까 많이들 우려를 하시는데, 오히려 학업과 더불어 균형잡힌 생활과 건전한 삶의 자세를 배우고 익히는데 더 많은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신앙과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소홀함이 없는, 즉 ‘치우침이 없는 삶을 지향’하게 된다.”면서 사제성소의 길을 원하는 학생들의 지원을 촉구했다.
주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예!”하고 응답하며 성소의 꿈을 키워 나가는 베드로관의 소신학생들. 그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그 누구의 강요가 아닌, 그들 스스로의 굳은 의지와 주님을 향한 믿음 하나로 첫 발을 떼었다. 그리고 그 길에는 언제나 주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확신하며 오늘도 거룩한 부르심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 2014학년도 베드로관(소신학교) 지원 문의 : 베드로관 053-854-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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