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이사 43,4)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 안에서 매순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인간적 나약함과 세상의 유혹 앞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그 사랑을 잃어버리곤 한다. 우리가 그분을 느끼지 못하는 그 순간마저도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고, 고통과 절망의 순간일수록 하느님의 현존이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세상에서 차별받고 박해받지만 아들을 끝까지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소개한다.
주인공 귀도는 친구와 숙부가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고, 우연히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를 만나게 된다. 도라를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진 귀도는 그녀에 대한 애정을 서슴지 않고 드러내고 귀도의 순수함에 이끌린 도라는 약혼자 대신 귀도와 결혼을 하게 된다. 아들 조슈아를 낳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조슈아의 생일날 귀도와 조슈아는 유다인이라는 이유로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게 되고, 도라는 부자를 따라 자발적으로 수용소로 향한다. 수용소에서 귀도는 조슈아에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게임으로 수용소의 삶을 설명하고, 죽음의 순간까지도 아들이 이를 믿게 한다.
귀도는 여느 아버지처럼 아내 도라를 사랑하고, 아들 조슈아를 사랑하고 아낀다. 귀도의 사랑이 빛을 발하는 것은 삶보다 죽음이 가까워 보이는 수용소에서 아들과 함께 하면서부터이다. 절망하면서 자신만 살 궁리를 하게 되는 보통의 사람과는 달리 귀도는 도라와 조슈아를 걱정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사랑을 표현하고 긍정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아들에게 게임을 빙자하여 수용소의 힘든 삶을 이겨내게 한다든지, 도라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몰래 방송실에 들어가 목숨을 걸고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또는 도라와 사랑의 추억이 담긴 음악을 크게 틀어 듣게 한다든지…. 그는 끊임없이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 도라를 피신시키려 하다가 군인들에게 잡혀 끌려가는 순간까지도 아들 앞에서 비극적인 상황을 희극적으로 만든다.
부모로서의 삶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적으로 배우고 그분을 닮아가게 한다. 자신을 위한 삶에서 배우자와 자녀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무한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갈등과 불안함의 이면에는 사실 건강하지 못한 가정의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가정에서조차 사랑받지 못하는 그 결핍은 갖가지 중독과 개인적 이기주의의 절대화로 나타나고 있다. 예수님의 성탄을 준비하면서 가정공동체의 이상인 예수님과 성모님, 요셉 성인의 성가정의 모범을 기억하면서 먼저 내 가정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이 드러나도록 서로 섬기며 봉사하고 사랑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보면 좋겠다.





터닝포인트
- 귀도와 조슈아가 수용소에 도착한 장면(1:01:17~1:09:36)
갑작스레 수용소에 도착한 귀도는 아들 조슈아에게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게임이고 1등을 하면 탱크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그대로 알려주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아들이 믿게 하려고 힘들어 하거나 절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현실의 회피 같이 보일 수 있지만 지옥과 같은 삶의 순간에 아들의 순수함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들
- 하느님의 사랑은 나의 삶에서 어떻게 체험되고 있는가?
- 하느님의 사랑으로 나의 자녀를 양육하려고 하는가?
- 내가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내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 전하는가?
*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는 1992년 성바오로 수도회 입회하여 2004년에 종신서원, 2005년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2008년 NYFA Filmmaking 과정 수료후, 현재 영화, 인터넷, 뉴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
‘니콜라오 신부의 영화이야기’는 이번 호로 끝을 맺습니다. 그동안 가슴 따뜻한 영화를 소개해주신 조용준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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