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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순교자(殉敎者)


박해수(프란치스코)|시인, 고산성당

하늘나라로 입적(入寂) 하신

순교자 몸 안에서

뻗시다, 뻗시다 핀

서슬 푸른 눈물의 봉헌(奉獻)

피의 봉헌(奉獻),

삶의 가시 꽃

아름다운 서슬 푸른 칼날

오, 아름다운 103위(位), 피의 제사

피의 혈제(血祭), 피의 유산(遺産)

한 마디만 하소서

한 마다만 하소서

한번만 뜨겁게 품어 주소서

값없고 값없는 육신(肉身)의 삶을

흰빛으로 순결로 덮나니

방황하는 지상(地上)의 영혼들이여,

형장(刑場)속 외마디, 외마디

오, 성모 마리아, 오, 성모마리아,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숨겨 놓으신 신비의 속뜻을

활, 활, 탄, 활, 활, 타는

활, 활, 갇힌, 활, 활, 갇힌

순교의 불덩어리 육신(肉身)은 가소

이 악문 신비의 저 하늘 속뜻을

하느님 나라, 하느님 나라,

하늘나라 가는 길

하늘나라 가는 길.

 

 

 * 약력 : 한국문학 신인상 등단. 자유시 동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대구가톨릭문인회원. 대구문학상수상. 시집으로 《바다에 누워》, 《죽도록 그리우면 기차를 타라》, 《죽도록 외로우면 기차를 타라》, 《시 천국에 살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