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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혼인 축시
- 아들 며늘에게


김성찬(프란치스코)|시인, 신서성당

 

아들아

너를 내보내는 이 어미는

뜬눈으로 지난 밤을 보냈다

지난날 떠올려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구나

 

이제

넝쿨 뻗어 주렁주렁 박 열리는

네 가정에 깃들 만복의 꿈을 꾸련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반짇고리 같은 느이 둘이서

등 기대고 살다가

갈등 생길 때마다

첫 마음 돌아가서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를 함께 적어 보거라

 

내 딸이 될 며늘아

세상 저편에서 모진 북새바람 불어와도

맵고 깡아리 있는 조선의 여인이 되어

세상의 한축으로 당당하게 서거라

 

빛나는 느이 만남을 위해

우리 노래를 불러보자

오늘을 위해 아껴두었던 그 노래

나즈막히 함께 불러보자꾸나

 

 

 

 * 약력 : 한국작가회의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대구가톨릭문인회원, 2012년 시집 《파란 스웨터》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