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저는 파티마의 집에서 새터민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는 툿찡 포교 베네딕도 대구 수녀원의 한나 수녀입니다.
‘파티마의 집’은 탈북하여 낯선 대한민국에 오신 새터민들 중 한 부모로 오신 분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운영되고 있는 아동 그룹홈으로 현재 4명의 어린 친구들과 2명의 수녀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는 자신이 선생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듯이 어른이 되어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동생들도 잘 돌보면서 특히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랍니다.
몸이 약한 둘째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열심히 먹고 운동을 하면서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노래 부르기와 그림을 잘 그리는 둘째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보고픈 마음을 표현하며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눈물이 많은 셋째는 씩씩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눈물은 많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따뜻해서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우는 동생에게 “오빠를 엄마라고 생각해.”라고 다독여주는 기특한 오빠이며, “우리 집에는 남자가 나 혼자라서 이모와 누나, 동생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용기(?)를 내는 친구입니다.
넷째는 저희 집에 온 지 이제 두 달된 친구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엄마가 공부를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언니, 오빠를 따라 무언가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렇게 어린 친구들과 지내면서 아이들이 아프거나, 엄마를 그리워 할 때는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아침에 학교와 어린이 집에 간다고 준비할 때는 정신이 없을 때도 많지만 마주보고 웃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광야를 헤매는 이스라엘을 바라보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묵상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힘든 일과 편견 속에서도 어서 빨리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성모님의 마음을 묵상합니다.
우리 아이들과 어머니들의 삶에 동참하면서 하느님의 창조 신비 안에 새겨진 우리 ‘하느님 모상의 신비’를 체험하게 되고, 모든 사건과 시간들을 통해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간절한 청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파티마의 집에서는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되는 그날 우리 아이들이 남과 북의 징검다리가 되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북한 동포들에게 희망의 별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약자에 대한 편견이 많기에 새터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큰 걸림돌이 많습니다. 그러나 편견을 뛰어넘는 이해와 사랑, 희생을 몸소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삶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더 많아져서 모든 이가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그리하여 모든 새터민들이 이 사회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많은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청합니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 주는 끈입니다.(콜로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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