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회 청소년 윤일축제에서 성의고등학교(교장 : 박천섭 야고보) 김도형(미카엘), 이민화(예비신자), 이지원(예비신자) 학생이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Youth Helping Youth)’ 시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뜻 깊은 상을 수상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음력설을 며칠 앞둔 1월의 어느 날 김천 성의고등학교를 찾았다.
김도형, 이민화, 이지원 학생은 2013년 성의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1학년 2반에서 허범열(아우구스티노) 담임과 처음 만났다. 반 아이들 가운데 초등학생 때 심한 따돌림을 받아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한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허 교사는 “그 학생을 진심으로 도와줄 수 있는 학생들을 찾기 위해 한 학기동안 반 아이들을 신중히 지켜본 후 세 명을 불러서 제 뜻을 전달했는데 고맙게도 세 명 모두 선뜻 그러겠다고 해 주어 참 고마웠다.”고 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던 그 친구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이에 이지원 학생은 “혼자서는 힘들었겠지만 세 명이 함께 하여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저희반 아이들 모두 많이 도와주었다.”고 했다. 김도형 학생은 “평소에 항상 혼자 다니는 그 친구를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신 담임선생님께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민화 학생은 “과연 내가 그 친구를 도울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라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렇게 세 명의 학생들은 2학기 내내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점심시간이면 급식실에 같이 가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고, 체육시간이나 이동수업 시간에 함께 수업을 듣는 등 어찌 보면 평범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일들이지만 그 친구에게는 꼭 필요한 학창생활을 만들어주었다.
이민화 학생은 “처음에는 인사를 해도 제대로 받아주지 않아서 속상했는데 변화되어가는 그 친구의 모습에 희망을 가지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다.”고 했고, 김도형 학생은 “저의 작은 행동이 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우리반 아이들의 진심이 그 친구에게 전해진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하였다. 이지원 학생은 “그 친구의 변화된 모습에 힘을 얻어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다짐도 했다.
허 교사는 “4-5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세 학생들이 얼마나 진심을 다해 다가갔는지 그 학생이 정말 많이 변화되었다.”면서 “이번 청소년 윤일제에 그 학생도 함께 갔는데 다른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하였다.
3월이 되면 허범열 선생과 2학년이 되는 세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된다. 허 교사는 “이번 경험을 통해 선생님이 학생을 이끌어주는 것보다 친구가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더 큰 효과를 가져옴을 확신하게 되었다.”면서 “장래희망이 교사인 세 학생들이 앞으로 더 큰 사랑과 나눔을 전하는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는 자신과 주변을 8:2의 비율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데 좀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학교폭력과 학교 내 따돌림 문제가 심각한 요즘,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활동이야말로 가장 적합하고 꼭 필요한 해결방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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