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용성 비타민으로 비타민 A, D, E, K가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지용성 비타민 중 비타민 E와 비타민 K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비타민 E는 우리가 흔히 항산화제로 알고 있는 토코페롤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E는 8가지 종류가 있는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형태의 토코페롤(tocopherol)과 토코트리에놀(tocotrienol)이 있다. 이 8가지 비타민 E 중 알파 토코페롤이 영양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알파 토코페롤의 인체 내 역할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항산화제로서 의 역할이다. 즉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막을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산의 과산화를 막아주는 것이다. 인체의 정상적인 대사 과정에서도 생길 수 있고, 흡연이나 유해한 환경에 노출될 때 많이 생길 수 있는 자유 라디칼을 포함한 활성산소들은 인체에 유해한 산화작용을 하는데 이 알파 토코페롤이 활성산소들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E는 콩, 옥수수, 목화씨, 해바라기씨 등의 식물성 기름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육류, 생선, 동물성 기름, 그리고 소량의 비타민 E가 함유된 녹색채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채소에는 비타민 E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동물성 식품의 비타민 E는 대부분 알파 토코페롤의 형태이나, 식물성 식품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들어 있다. 옥수수, 대두 및 들기름에는 감마 토코페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섭취된 비타민 E의 약 30-50%가 체내에 흡수되는데, 많이 섭취할수록 흡수율은 떨어진다. 흡수된 비타민 E는 간으로 운반되어, 다시 혈액으로 지질의 형태로 운반된다. 심혈관질환, 암, 백내장, 당뇨, 치매 등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비타민 E 관련 연구가 있었지만, 비타민 E가 이들 질병에 효과적 또는 아무 이득이 없는 상반된 결과들이 나와 현재까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2010년 한국영양학회 기준 우리나라의 비타민 E의 충분섭취량은 성인 남성은 하루 12mg, 성인 여성은 하루 10mg이며, 상한섭취량은 540mg이다. 아주 고용량을 복용하는 경우를 제외한 상용량의 비타민 E를 복용하는 성인에서 보고된 부작용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비타민 E의 부작용 가능성중 하나는 출혈의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출혈의 부작용을 줄이는 알파 토코페롤의 상한섭취량을 540mg으로 정했다.(나라에 따라서는 1000mg인 곳도 있다.) 그러나 항응고제, 항혈전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은 비타민 E의 복용에 주의를 요한다.
비타민 K 역시 지용성 비타민 중 하나로, 비타민 K1인 필로퀴논과 장내 세균에 의해 생성되는 비타민 K2인 메나퀴논의 형태가 있다. 비타민 K의 주요 역할은 혈액 응고와 뼈의 무기질 침착에 있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몇 가지 단백질(비타민 K-의존성 응고 인자)의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비타민으로, 정상적인 과정에서 출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혈전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심장, 뇌, 폐 동맥에 혈전이 형성되어 심근경색, 뇌졸중, 폐색전 등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항응고제인 와파린이라는 약을 복용한다. 이 와파린이 인체 내에서는 비타민 K의 길항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양의 비타민 K를 섭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를 요한다. 전문가들은 와파린 등 비타민 K 길항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하루 90-120㎍의 비타민 K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신생아는 여러 원인으로 비타민 K의 결핍이 잘 일어나며 이로 인해 출혈 경향이 증가해 신생아 출혈성 질환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신생아 출혈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출생 직후 신생아에게 비타민 K를 주게 된다.
2010년 한국영양학회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비타민 K 충분섭취량은 성인 남성 75㎍, 성인 여성은 65㎍ 이다. 비타민 K는 김, 근대, 파슬리, 브로콜리 등의 녹색 채소류와 녹차, 과일, 고기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건강한 성인의 비타민 K 결핍은 드물다. 비타민 K는 음식 내에 널리 존재하고,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 어느 정도의 비타민 K2를 합성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거나, 심각한 간 손상이나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처럼 비타민 K 결핍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라면 주의를 요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질병 치료나 건강 유지를 위하여 비타민 K를 의학적으로 공급받기 보다 평소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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