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조들의 신앙이 살아 숨쉬는 곳, 김보록(로베르) 신부가 신앙을 박해하는 이들의 눈을 피해 신자들에게 미사와 성사를 주며 지켜온 새방골 교우촌에 새워진 새방골성당(주임 : 김종률 스테파노 신부), 그 곳에 40년이 넘는 레지오마리애 ‘사랑하올 어머니’ 쁘레시디움이 있다. 8명의 단원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미사를 참례하고 주회를 시작한다. 권복란(엘리사벳) 단장은 “1명의 단원이 노환으로 결석을 하시면서 현재 7명이 함께 하고 있다.”며 “한때 20명이 넘는 단원이 함께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돌아가시거나 이사를 가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70~80대 단원들 중 89세의 최고령 조 분다 단원은 “젊을 때부터 레지오 활동을 했는데 다 외인이다보니 선교를 많이 했다.”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선교를 해 교우를 많이 모았는데 나중에 이들이 영세를 받을 때 대모와 대부를 설 사람이 없어서 한 사람이 여러 번씩 섰다.”고 들려준다.
8명의 단원 중 20년이 넘는 71세의 단원이 가장 젊다는 권복란 단장은 “우리 단원들에게 레지오 활동은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 가서 볼일 보고, 씻고 하는 것처럼 몸에 밴 습관이 되어 버렸다.”며 “이제는 무릎이 아파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야 하고 많이 걸으면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등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레지오 활동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확히 언제 ‘사랑하올 어머니” 쁘레시디움이 설립되었는지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공소 때부터 해왔다는 조 분다 단원은 “기억할 수도 없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레지오를 했는데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무엇을 기록으로 남기고 말고 할 여유가 없었다.”고 들려준다.

‘사랑하올 어머니’ 쁘레시디움은 고령의 단원들이 평일미사와 기도, 성당청소, 여름이면 풀 뽑기 등 누가 먼저 보기도 전에 묵묵히 손을 보태며 자부심과 신심으로 지켜왔다. 한 차례 해체 위기를 겪기도 했다는 권복란 단장은 “연세들이 많고, 젊은 단원들이 없어 자연스럽게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에 주회를 한 번 쉰 적이 있는데 그때 단원들이 이렇게 끝낼 수 없다.”며 “할 수 있는 그날까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모였다.”고 전했다.
모든 것을 ‘사랑하올 어머니’ 쁘레시디움에 쏟아 부은 백발의 단원들은 젊은 시절 선교에 앞장서 많은 이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고 이제는 묵묵히 기도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 안으며 함께 하고 있다. 사는 그날까지 ‘사랑하올 어머니’ 쁘레시디움과 함께 하겠다는 단원들은 함께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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