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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삼덕성당 ‘소화데레사 청년축제’
청년사목의 활성화를 꿈꾸며


이은영(데레사) 본지 기자

주일이면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대구 시내 한복판. 약속을 위해, 쇼핑을 위해 시내에 들렀다가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신자 젊은이들이 찾는 곳이 바로 성녀 ‘소화데레사’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삼덕성당이다. 이곳의 주일 늦은 5시 미사에는 본당을 초월하여 평균 2-3백여 명의 젊은이들이 모인다고 한다. 이처럼 삼덕성당은 판공성사자는 6백명에 불과하지만, 도심을 오고가는 많은 이들이 찾고 있어 주일미사 참례자는 1천 명을 넘을 정도다. 타본당과 비교했을 때 입지와 환경조건에서 그 특수성을 찾아볼 수 있다.

도심을 찾는 많은 이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젊은이들에 대한 사목적인 배려와 관심의 표현이라 할 수 있는 소화데레사 청년축제가 10월 1일(금)부터 10월 3일(주일)까지 삼덕성당 청년문화운동협의회(회장 : 정연태 세례자 요한) 주최로 삼덕성당에서 열렸다. 최홍길(레오) 주임신부는 “‘소화데레사 청년 축제’는 우리 본당이 지역에 열려 있고, 청년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이며 시작.”이라고 밝히며 본당의 특수성을 잘 활용한 청년문화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축제의 준비를 맡은 김현우(시몬) 씨는 “교적은 이곳에 있지만 이 지역에 살지 않는 청년들이 우리 본당에는 많아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본당 청년들도 하나되고 청년문화운동의 계기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소화데레사 청년 축제. 청년 사목 활성화를 기대하며 본당 주보 성인인 소화데레사 성녀의 축일(10월 1일)에 마련되는 행사로, 3개월 전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프로그램을 기획해 왔다고 한다. 특히 축제를 준비해오며 미사 전 묵주기도 1단 바치기, 제단체별로 7일 고리기도를 바치는 등 기도안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예쁜 모습도 보였다. 제단체별로 한 고리기도는 곧 모자이크 기도가 되어 소화데레사 성녀의 얼굴을 완성하기도.

 

삼덕성당을 찾은 10월 1일, 축제의 첫 날. 하늘에서 펄럭이는 만국기며, 벽마다 달아놓은 색색깔 풍선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더했다. 또한 본당 곳곳에 전시된 소화데레사 성녀의 사진과 자료들이 눈에 띄었다. 이 날에는 개막미사 봉헌과 함께 신달자 시인의 ‘나의 삶, 나의 신앙, 나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도 마련되었다. 개막미사 중에는 소화데레사의 성녀의 짧은 생을 뜻하는 초 24개와 삼덕성당의 역사를 의미하는 장미 71한송이의 봉헌식도 이루어졌다. 미사 때 담 하나 차이로 한쪽에서는 유행가 소리에 맞추어 걷고 있는 젊은이들이, 한쪽에서는 성가를 부르며 하느님을 찬양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사뭇 대조적이다. 10월 2일(토), 소화데레사 청년 축제 둘째날에는 교구 청년 담당 배상희(마르첼리노) 신부와 함께 하는 음악피정이 3시간동안 진행되었다. 2백여 명이 넘는 청년들이 한 목소리 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청년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10월 3일(주일)에는 청년들이 직접 만든 묵주, 묵주팔찌, 퀼트 묵주 주머니, 십자가 목걸이, 세례명으로 꾸민 예쁜 초 등을 판매하였다. 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와 청년 사목활성화를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했다. 또한 먹거리 나누기, 주임신부 배 탁구대회 개최 그리고 이어지는 폐막미사로 ‘소화데레사 청년 축제’는 끝이 났다. 특히 폐막미사 때에는 젊은이들의 미사라는 점을 부각시켜 전례의 변화를 시도했다. 성찬의 전례 때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모두 제대 위에서 미사를 봉헌한 것. 이어서 3일 동안의 행사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 축제의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최창혁(안드레아) 보좌신부는 “아직 미흡한 점들도 많지만 함께 준비하면서 우리 청년들이 하나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행사를 준비하면서 서로의 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어 한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행사를 준비했고 또 참여한 김지현(리디아) 씨는 “행사를 준비하며 피곤할 때도 많았지만 ‘봉사’라는 의미보다 젊은이들이 자신을 ‘봉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라며 청년들이 개인의 시간과 마음을 내어놓고 준비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정연태(시몬) 청년회 회장은 “주임신부님과 보좌신부님 그리고 수녀님께 큰 감사를 드려요. 큰 제약 없이 행사를 준비하게끔 배려해주시고 후원해주셨거든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3일 동안의 청년축제를 지켜보면서 젊은이들의 힘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교회 내 청년들의 역할이 미비하다고 말하기 이전에, 그들을 향한 열린 마음과 청년 사목 프로그램의 다양화가 선행되어야 할 터. 젊은이들이 삶 안에서 신앙을 살 수 있도록, 또 기쁘게 자신들의 시간과 마음을 교회에 봉헌할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 청년들 스스로의 신앙 쇄신 노력과 함께 교회의 사목적인 관심과 배려로 이루어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