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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 365
비타민 B1(티아민)과 B2(리보플라빈)


조윤정|의사,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타민 B군(비타민 B 복합체)은 세포 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수용성 비타민들이다. 과거 비타민 B는 하나의 비타민으로 지칭되었지만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비타민 B군은 화학적으로 구별되는 각각의 비타민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비타민 B군은 개별적으로 구체적인 이름이 붙어져 불리기도 하는데, 비타민 B1(티아민), 비타민 B2(리보플라빈), 비타민 B3(나이아신, 니코틴아마이드), 비타민 B5(판토텐산), 비타민 B6(피리독신, 피리독살, 피리독사민), 비타민 B7(바이오틴, 비타민 H라고도 함), 비타민 B9(엽산, 비타민 M이라고도 함), 비타민 B12(코발라민)가 그것이다.

비타민 B는 공통적으로 에너지 공급과 대사에 관여하고 면역체계 및 신경계 기능을 강화하고, 피부색과 근육 건강을 유지하며 신진대사작용을 촉진하고 도움을 준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8종류의 비타민 B군들은 각각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그 중 먼저 비타민 B1과 비타민 B2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티아민(비타민 B1)은 보통 쌀겨에 있는 영양성분으로 흔히 쌀의 도정과정에서 제거되는 경우가 많다. 도정한 쌀만 섭취하는 경우 각기병(Beriberi)에 걸린다는 사실이 1897년 밝혀졌고, 1935년에는 미국의 윌리엄스(Robert R. Williams)에 의해 티아민의 화학구조와 성질이 밝혀졌다. 티아민은 몸 안에서 티아민 피로인산염(thiamin pyrophosphate, TPP) 등의 인산화 된 형태로 존재한다. 티아민은 우리 몸에서 섭취한 식품으로부터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대사와 관련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효소들의 작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효소(coenzyme)의 기능을 한다. 조효소의 기능 이외에도 티아민은 신경과 근육 세포에 농축되어 있어서 TTP의 형성에 문제가 있으면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알콜의 대사에도 관여한다.

티아민이 체내에 결핍되면 각기병을 일으킨다. 각기병은 침해된 장기가 어디인가에 따라 신경(dry), 심장(wet), 뇌(cerebral) 각기병으로 불린다. 신경 각기병(dry beriberi)은 초기 “발이 타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고, 비정상적으로 과장된 반사, 감각 저하, 다리와 팔의 약화, 근육통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심장 각기병(wet beriberi) 에서는 심혈관계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데 심한 부종과 호흡 곤란에서부터 울혈성 심부전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뇌 각기병(cerebral beriberi)은 베르니케 뇌병증(Wernicke encephalopathy)을 유발할 수 있는데, 베르니케 뇌병증은 주로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 잘 발생한다. 증상으로 비정상적인 눈 운동, 걸음걸이 이상, 심한 기억 장애 등 정신 기능의 이상상태가 나타난다. 이 경우 티아민을 정맥으로 주사하면 눈 운동은 대개 곧 좋아지지만 운동 능력이나 기억력은 빠른 시간에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티아민 결핍은 정제된 백미만 섭취하여 티아민 공급이 부족하거나 알코올중독자처럼 충분한 체내 영양공급이 부족할 때 발생할 수 있으므로 미량이지만 섭취가 중요하다. 2010년 한국영양학회 기준에 따르면 한국인의 권장량은 여자의 경우 약 1.1mg, 남자의 경우 약 1.2mg이며, 임신과 수유 중에는 각각 0.4mg 정도의 비타민 B1이 추가로 필요하다. 티아민이 풍부한 음식은 통곡식, 강낭콩이나 완두콩 등 콩류, 견과류, 돼지고기 살코기, 효모 등이며, 열에 의해 쉽게 파괴되므로 조리 과정에서 주의를 요한다.

다음으로 비타민 B2인 리보플라빈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리보플라빈은 1935년 최초로 합성되었으며, 비타민 B1처럼 비타민 B2도 유리된 형태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빈 모노뉴클레오티드(FMN), 플라빈 아데닌 디뉴클레오티드(FAD)나 플라보프로테인처럼 유기체 내에서 이 비타민으로부터 합성된 복잡한 화합물의 형태로 작용한다.

비타민 B2는 체내에서 탄수화물과 아미노산 등의 산화 환원 반응와 관련된 에너지 전달 및 물질대사에 관여하며 항산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식물성, 동물성 식품에는 소량의 리보플라빈이 함유되어 있으나 우유제품(치즈, 요구르트 등), 계란, 고기류, 시금치, 콩, 너트종류, 아보카도 등이 좋은 공급원이다. 2010년 한국영양학회 기준에 따르면 리보플라빈의 일일권장량은 성인 남자(20대) 1.5mg, 성인 여자(20대) 1.2mg이며, 결핍증의 임상적 증후는 하루 0.5-0.6mg 미만으로 섭취할 때 나타난다.

리보플라빈 결핍증의 증상은 인후통, 입과 인후 가장자리의 발적과 부종, 입술 바깥쪽과 입 모퉁이가 갈라지고 쓰라린 증상(입술증, 구각염), 혀의 염증과 발적, 인설성 피부 염증(지루피부염), 눈의 외피에 혈관 형성(각막 혈관 신생), 빈혈 등이다. 이와 같이 비타민 B2 역시 다량 섭취가 필요하지 않지만 신체의 중요한 기관(눈, 피부, 소화기, 신경계 등)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므로 균형있는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