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회장 : 최연순 보나, 담당 : 박상용 사도요한 신부)가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이하였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 제8대 최연순 회장을 만나 꽃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낮의 기온이 26~27도를 오르내리는 5월 성모성월. 성모당의 푸르른 나뭇잎들도 서둘러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을 즈음, 최연순(보나, 월배성당) 회장을 대구대교구청 내에 자리한 카리타스카페에서 만났다. “며칠 전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갔다가 오늘 내려오는 길에 곧장 달려오는 길”이라며 자리에 앉는 최 회장과 마주 했다. 꽃과의 인연에 대해 최 회장은 “부모님 특히 어머니께서 워낙이 꽃을 좋아하셔서 그랬는지 어려서부터 마당에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며 때때로 그 꽃잎을 따다가 흙 위에 한 장씩 얹고 유리를 덮어 그 모양새를 살펴보며 놀던 기억이 있다.”면서 “아마도 그런 어머니의 영향 덕분에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꽃을 만지며 살게 된 것이 아닐까.”하고 말했다. 그리고 그 세월이 어느새 30년을 훌쩍 지나고 있다고 했다.
오랜 세월 꽃을 만지며 꽃과 함께 살아온 최연순 회장은 결혼하기 전부터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하여 결혼 후에는 당시 대구 샬트르 성바오로수녀원 내 백합꽃꽂이중앙회에서 사범과정을 이수하며 꽃꽂이사범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자격증 취득 후에도 그 순간에 만족하지 않고 늘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열정을 갖고 살아온 최 회장은 이후 숙명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플로랄 아트디자인 고위지도자과정 2년, 테이블 데코레이션 고위지도자과정 2년을 이수하였고, 하영그린아카데미에서 실내조경 6개월 과정도 이수하였다. 계속해서 주연꽃예술아카데미에서 웨스턴 스타일을 이수하였고, 프랑스의 플로마 플레르 화예대학을 수료했다.
1주일에 2번씩 서울로 가서 쉼 없이 배우며 꽃과 생태와 관련한 여러 과정을 이수한 최 회장은 “창조주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온 자연의 소재들이 갖고 있는 살아있는 생명, 살아있는 느낌이 다 다르고 형태, 색감, 향기가 다 다른 그 꽃들과 자연물들을 만질 때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쉬 손에서 놓을 수 없었고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들려주며 “개인적으로는 절화(絶花)보다 자연에 피어있는 들꽃처럼, 가능하면 생태적인 꽃꽂이기법을 전례꽃꽂이에도 많이 적용하고 접목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그런 마음 때문인지 최 회장은 꽃과 관련한 자연생태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대구 생명의 숲’ 단체에서 숲 교육리더로도 활동하면서 여러 학교와 시설에서 생태강사로 활약하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의 신비를 전하려고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그녀는 “창세기 1장에 여러 번 나오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스스로 ‘좋다’고 감탄하신 바로 그 ‘좋다, 좋은, 착한, 덤’의 뜻을 가진 ‘보나’라는 이름이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인 것처럼 하느님의 창조의 신비에 날마다 감탄하고 감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활동과 연계하여 최 회장은 “제단 앞이나 감실 앞에 꽃을 꽂을 때에도 자연친화적이고 생태학적인 면을 연구하여 가능한 자연소재를 응용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표현하려 한다.”면서 “지나치게 인위적인 색감이나 형태를 사용하기 보다는 자연의 색채와 소재를 잘 살려 간결하게 표현하며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내는 것이 한결 전례꽃꽂이답다.”고 했다. 계속해서 최 회장은 “꽃은 하느님 제단 앞에 봉헌하는 우리의 마음”이라며 “그 날 그 날의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그 묵상한 내용을 주제에 맞도록 꽃으로 표현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봉헌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생각보다는 회원들과의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꽃을 꽂고 표현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국 가톨릭 전례꽃꽂이연구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5월 12일(월) 대구에서 전국 교구의 전례꽃꽂이연구협의회 모임도 가진 바 있는 최연순 회장은 오는 8월에 열리는 시복경축문화예술제를 앞두고 작품연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최 회장은 “다가오는 8월의 예술제 주제가 ‘시복경축’인 만큼 그 주제에 합당하게 회원들 모두 각자 작품을 표현하고자 구상 중에 있다.”며 “이번 예술제에는 50여 본당에서 회원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에서는 교구청 내 별관 회합실에서 제대꽃꽂이 봉사를 위한 강좌반을 운영하고 있고 온라인 카페(카페주소 : 네이버 /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도 개설하여 회원들과의 정보공유를 돕고 있다. 아울러 꽃꽂이강좌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초·중급반, 고급반, 전문가과정, 연구과정으로 나뉘는데, 강좌반 수강생 모집의 경우 매년 10월 ‘대구주보’에 게재한 후 신청을 받아 11월 대림시기 바로 전 주부터 신설반이 시작된다고 했다. 또 회원 월례회는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오후 2시 교구청 내 별관 대회합실에서 박상용 담당신부의 전례특강미사와 더불어 작품발표 및 데몬스트레이션, 실습 등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꽃처럼 예쁜 마음으로 하느님께 꽃을 봉헌하는 회원들이길 바란다.”는 대구대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 최연순 보나 회장은 “매월 회의 때마다 40~50여 명의 회원분들께서 참석해주시는데 보다 많은 회원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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