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어머니학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 솔직히 선뜻 내키지 않았어요. 요즘 부모교육을 어디서든 참 많이 하고 있고 어머니학교 역시 그런 교육을 하는 곳이려니 생각했거든요. 또 나름 제가 잘 하고 있다는 교만함도 있었고요. 하지만 저의 어리석음은 바로 드러났지요. 저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어머니들이 이 학교에 오셨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학교 선배님들이 더 좋은 어머니를 꿈꾸며 봉사자로 이 학교에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고 좀 당황스럽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어머니학교. 첫째 주는 어머니로서의 제 모습을 돌아봤고, 둘째 주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셋째 주는 남편의 마음과 부부에 대해 생각했으며, 넷째 주에는 다시 어머니로서의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어머니학교 이전에 저는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욕심에 계속 전진하는 엄마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뒤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아이들도 돌아보고, 남편도 돌아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는 지금의 제 자리에, 가족들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저를 보았어요.
이제는 가족과 저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려고 합니다. 부족한 엄마라 생각했던 저의 어리석은 생각을 떨쳐 버리려 합니다. “파비올라, 넌 잘 하고 있어! 호흡을 가다듬고 조금 기다려보자. 유정이, 유택이, 그리고 테오도로도 참 열심히 살고 있단다. 걱정하지마, 다 잘 될 거야.” 주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실 거라 믿어요.
어머니학교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울고 웃으며 서로의 경험담을 얘기했던 우리 21기 동기생들, 후배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봉사하시는 선배님들, 독신으로 어머니학교를 힘겹게 이끌어 가시는 신부님까지…. 그대들과 함께한 제21기 성모마리아 어머니학교는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어머니학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원고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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