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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대구가톨릭대학교 평신도 신학교육원 교리봉사회
말씀의 삶을 전하는 교리봉사자


김명숙(사비나) 본지 편집실장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의 눈빛은 누구나 닮아 있다. 그 눈빛은 경계심 없이 모든 이를 향해 열려 있으며, 노동을 주저하지 않는 열린 손과 더불어 선량하게 반짝인다.

지난 1월 21일(토) 오후 5시, 2006년도 교리봉사자들의 파견미사가 있던 날 대구. 중구 남산동에 자리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부설 평신도 신학교육원의 교리봉사회(지도:장영일 그리산도 신부, 회장:정용수 프레드릭)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03년 2월, 영천 3사관학교 생도반의 교리봉사를 시작으로 올해 4년차로 접어든 교리봉사회 회원들은 평신도 신학교육원에서 이미 성경공부 1년, 신학 2년의 과정을 수료한 실력파들이다. 4년차에서 새내기 1년차에 이르기까지 매주 1회의 교리봉사를 통하여 4년째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22명의 봉사자들. 이들이 매주 교리봉사를 가는 곳은 영천 3사관학교 내 성바실리오성당과 K-2 공군기지 내 광성대성당 그리고 공소 두 곳으로, 현재 18개의 교리반을 운영하고 있고, 교리대상자로는 장교, 특수사관, 간부사관, 생도, 여군, 학사, 기행·항공반, 사병, 군의관, 법무관 등 군부대에 속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동안 교리봉사회 회원들의 교리봉사로 세례를 받은 이들만 해도 850명. 군부대 특성상 일선 본당에서 가르치는 예비신자 교리 기간과는 다소 차이가 있겠다. 하지만 교리만큼은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는 양화자(세실리아) 봉사자는 “때때로 훈련을 마치고 곧장 교리실로 들어서는 생도들의 지친 모습을 볼 때면 교사 이전에 부모의 심정이 되어 그들을 다독여주게 되는데, 그럴 때면 생도들도 우리에게서 위로를 받는 것 같다.”고 말한다.

 

교리봉사회 정용수(프레드릭) 회장은 “평신도로서 신학을 공부하면서 하느님께 받은 달란트를 그저 땅속에 묻어두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째.”란다.

 

무엇보다 평신도 신학교육원 교리봉사회원들은 평신도들이 교리를 가르침으로써 얻는 장점도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평신도 교리봉사자들은 성직자, 수도자들과는 또 다른 예비신자들과의 동질감을 통해서 거리감을 줄이고 좀더 가깝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년차 윤종일(보니파시오) 봉사자 역시 “어두컴컴한 겨울날 새벽, 집을 나서서 3사관학교에 도착할 즈음이면 해가 떠오르는데 그 순간 나를 기다리고 있을 후보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고 한다. 또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가서 교리를 가르칠 수 있어 큰 의미를 갖는다.”는 김영민(사도토마) 봉사자. “힘들게 훈련을 받는 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시간에 맞춰 교리를 가르치기 때문에 일반 본당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 보람 또한 특별하다.”는 이승희(디오니시오) 봉사자.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으나 이들 봉사자 모두는 세례를 전제로 예비신자 교리를 가르치고 있고, 세례를 받은 신자들에게는 견진교리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교리수업의 과정은 해당 군부대의 사제와 교리봉사회 장영일 지도신부와의 협의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날 교리봉사자들의 모임에서 장영일 신부는 “교리를 가르칠 때 단순히 지식이나 신학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의 삶을 전해야 한다.”면서 “예비신자들에게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하느님의 말씀을 잘 전달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교리봉사회 회원들 중에는 부부 봉사자도 세 쌍이나 있어, 가족 같은 분위기로 모임을 이끌어간다. 또 교리가 끝날 때마다 교리봉사자들은 함께 모여 그날 교리에 대한 평가회를 갖고, 다음 교리시간에는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서로의 부족함을 짚어가며 격려의 마음도 아끼지 않는다. 아울러 월 모임과 연 피정 그리고 엠마우스 등의 행사 안에서 봉사자들의 신앙 또한 새록새록 키워 가고 있다.

 

영적인 삶이 성숙할수록 봉사활동의 길을 찾는 손길과 발길이 늘어난다고 하듯, 부지런히 배우고 노력하며 남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나눌 줄 아는 교리봉사회 회원들. 그들은 오늘 2006년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파견안수를 받으면서 가장 낮고도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기도드렸을 것이다.

 

 “주님, 저의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에 맞게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