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레지오 마리애 대구 ‘의덕의 거울’ 세나뚜스 승격 10주년의 해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대구 세나뚜스(단장 : 류해석 시몬, 담당 : 하성호 사도요한 교구 총대리 신부)의 류해석(시몬, 평리성당) 단장을 교구청 내 세나뚜스 사무실에서 만나 올 한 해 세나뚜스에서 펼친 활동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타 신심단체와 달리 레지오 마리애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신심단체라면 개인의 성화를 위해 신심활동에 주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레지오 마리애는 개인의 성화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중시한다는 점이 특히 다른 점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입교, 회두권면 등의 선교활동과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는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신심을 더욱 돈독히 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레지오는 공동체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기초단체인 쁘레시디움의 주 회합을 통해 생활과 친교를 공유하고 조별 활동과 전체 활동을 통한 활동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꾸리아 등 상급평의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본당이나 교구 내의 현황을 적절하게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 내에서도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 상황에서 레지오 마리애는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가장 적절한 단체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단장님은 언제, 어떤 계기로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시작하셨나요?
레지오 마리애 입단과 활동을 말하기 전에 먼저 세례를 받게 된 이야기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제가 가톨릭에 입문하게 된 것은 모태신앙으로 본당 교리교사 등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오고 있던 아내를 만나면서 비롯되었고, 아내의 인도로 결혼 전에 교리를 배워 1978년 계산주교좌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뒤 아내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이미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고 있었으므로 저 역시 자연스럽게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하여 지금까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아내 덕분에 제가 하느님을 알게 되었고 아내 덕분에 지금까지 이렇게 성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은 안 했지만 항상 아내에게 고마워 하고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본당에서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하던 중, 비교적 젊은 나이인 40세에 본당 선교위원장직을 맡으면서부터 좀 더 활발히 활동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츰차츰 여러 가지 본당 일을 맡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활동이 저를 본당 꼬미시움 단장, 대구 세나뚜스 부단장, 세나뚜스 단장으로까지 이끌어 준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건설업이라 출장이 잦은 편인데, 어느 때는 출장을 갔다가도 주 회합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비행기를 타고 올 만큼 레지오 마리애는 제게 큰 기쁨을 안겨 주었고 제 신심을 깊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세나뚜스 단장이라는 직책으로 레지오 단원들을 위한 피정, 교육, 연수 등에 함께 하면서 강의도 하다 보니 공부를 많이 하게 되더군요. 성경과 관련서적도 많이 읽게 되고 기도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 자신의 내적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 한편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교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본당 활동에 소홀해진 것 같아서 한 달에 2번은 주일 새벽미사에서 해설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활동들을 제가 무탈하게 잘 할 수 있고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또한 성모님의 은총이고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늘 생각합니다.
올 한 해 대구 세나뚜스에서 펼친 활동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레지오 마리애 활성화를 위해 제반 양식을 변경하고 주 회합에 ‘생활나누기’를 도입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활동의 시작과 끝은 쁘레시디움의 주 회합입니다. 즉 주 회합을 통해 활동을 배당 받고 수행한 활동을 주 회합을 통해 보고함으로써 해당 활동이 완료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적절한 활동배당과 성실한 활동 이행 및 보고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규정대로 조 편성을 통한 활동배당과 조별 활동을 실시하는 쁘레시디움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레지오 주 회합을 형식적으로 만들고 실질적인 활동을 잘 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대구 세나뚜스는 쁘레시디움 단장계획서와 서기회의록 등 제반 양식을 변경하여 조별 활동과 알맞고 또렷한 활동보고가 가능하도록 개선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활동보고 시간이 신입단원에게는 배움의 장이 될 수 있고, 아울러 레지오 활동 전체를 단원들이 공유하게 됨으로써 활동의 공동체성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활동의 공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단원들의 친교일 것입니다. 물론 지나친 친교는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겠지만 적절한 친교는 레지오 마리애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는 한 방법으로 대구 세나뚜스에서는 주 회합 중의 활동보고 시간에 ‘생활나누기’를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대구 세나뚜스에서는 어떤 계획들을 구상하고 있는지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올해 도입한 제반 양식들과 생활나누기가 잘 정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원들의 정예화를 위한 교육도 더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특히 레지오 마리애 활성화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쁘레시디움 단장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단장교육을 연간 4회 실시하여 단장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이끌어 갈 계획입니다. 이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지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교구 평단협 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류해석 단장은 자신의 일터가 부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구 일이라면 언제든 달려온다. 그리고 그 열정은 고스란히 그에게 기쁨이고 은총으로 자리한다. 자신의 성화를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데 한 발 앞서서 나아가는 대구 세나뚜스 류해석 시몬 단장. 그는 “레지오 마리애 대구 ‘의덕의 거울’ 세나뚜스 산하 쁘레시디움 단원들의 수가 현재 3만 5천여 명인데, 협조단원까지 포함하면 5만여 명에 이른다.”고 들려주며 “이는 교구 내 본당주일미사 참례자 수 10만여 명에 견주어 볼 때 그 중의 절반 가량이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 단원들인 셈”이라고 했다. 문득 이들의 끊임없는 기도와 선한 활동이 교회 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또 그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만남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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