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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 365
나트륨 2


조윤정|의사,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지난 호에는 우리 몸에서 적당량 꼭 필요한 나트륨의 기능과 섭취 권장량 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번 달에는 나트륨의 섭취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질환들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염분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만성질환이 바로 고혈압이다. 식이 소금을 줄이는 것은 오래전부터 고혈압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왔으나, 싱겁게 먹기에 대한 실천은 매우 부족한 현실이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이, 2010년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시한 우리나라 성인 남여의 나트륨 충분 섭취량은 하루 1.4-1.5g이고, 최대 목표 섭취량은 하루 2g(소금으로 환산하면 5g)이다. 그러나 실제 한국인의 나트륨 평균 섭취량은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기준의 3배 이상 과잉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되는 식이요법으로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사’가 있다. 이 DASH 식사 요법의 원칙은 과일과 채소, 저지방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고, 단백질은 붉은 육류 대신 생선과 닭고기로 보충하며, 지방과 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하고, 소금을 줄이는 것이다. DASH-Sodium 연구에 의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였을 때 다른 음식의 섭취 종류와 관계없이 혈압이 낮아졌다. 하루 3.3g의 나트륨을 섭취한 군에 비하여 하루 1.5g을 섭취한 군에서, 정상인은 평균 7.1mmHg, 고혈압 환자의 경우는 평균 11.5mmHg의 혈압이 감소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소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위암에 대하여 살펴보자. 기존의 역학 연구들에 의하면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나타나는 많은 양의 소금, 식초에 절인 음식이나 훈제식품의 섭취는 위암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 고농도의 소금은 위 상피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고, 잠재적으로 헬리코박터 균 감염 위험을 증가시켜, 위에 있는 발암물질에 의한 세포 유전자 손상이 증가되어 암 발생 위험이 증가된다고 생각된다. 소금이 단독 발암물질이라는 증거는 부족하지만 소금에 절인 식품 등 염장식품을 많이 먹을 경우 취약한 사람에게서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골다공증의 경우도 역시 식이 나트륨의 섭취를 줄여야 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칼슘 섭취 부족 등 영양 섭취는 골다공증의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한 요소이다. 소금 섭취의 증가는 소변에서 칼슘의 배출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기존의 연구들에서도 소금의 섭취 증가가 골밀도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들이 많이 있고,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사람에서 임상적으로 골밀도와 골절 위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향적 연구들이 필요하겠으나, 역시 뼈의 건강을 위해서도 나트륨 섭취는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장결석과 나트륨의 섭취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변 칼슘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결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그런데 식이 나트륨의 섭취가 증가하면 소변에서 칼슘의 배설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러한 결과는 칼슘이 포함된 신장결석을 가졌던 환자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12년 동안 9만 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서 하루 평균 나트륨 4.9g(소금 약 12.6g)을 섭취한 여성은 하루 평균 나트륨 1.5g을 섭취한 여성에 비해 신장결석이 발생할 위험이 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 결과들에서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하는 것은 신장 결석의 발생과 관련이 없으나, 나트륨의 섭취 증가는 결석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어 적당한 소금 섭취가 중요함을 말해준다.

나트륨은 우리 몸의 전해질 평형과 산, 염기의 조절을 위해 반드시 필수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무기질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그 섭취가 과다한 실정이므로 의식적으로 염분을 줄이는 조리를 하여 싱겁게 음식을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생활 속 건강”은 이번 호로 끝맺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을 써 주신 이건호 교수님과 조윤정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