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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싶어요 ①
미국 입양인 지은주(池恩周)
- 앨릭스 거키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수녀님, 백백합보육원 출신 해외입양인입니다. 한국에 가서 백백합보육원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아기 때 있었던 방도 보고 싶고 제가 처음 버려졌던 장소에도 가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친가족을 만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도와주세요.”

위 내용은 해외입양인들이 자주 보내오는 이메일 내용입니다. 대구수녀원 설립 이래 80년 동안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미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등지로 입양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모국을 방문합니다.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는 이들이 친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빛> 잡지 형제자매들의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미국 입양인 앨릭스 거키(Alix Gierke) 씨가 38년 만에 양부 필립 씨를 모시고 대구 수녀원을 찾아왔다. 원아카드를 검색해보니 친부모가 직접 지어준 지은주(池恩周)라는 이름과 생년월일 1974년 11월 26일, 그리고 ‘성공발달(成功發達)’, ‘입지관철(立志貫徹)’, ‘만복장호(萬福長好)’ 등의 복을 빌어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친부모가 지어 준 이름과 정확한 생년월일이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로운지! 버려진 아기들 중 간혹 생년월일 쪽지가 아기와 함께 남겨지기도 하나 대부분 아무런 정보도 남아 있지 않아 이름은 보육원에서 지어주는데, 생년월일은 추정하는 경우가 많다.

원아카드에 적힌 친부모가 남긴 글의 내용을 알려주니 앨릭스는 동행한 양부 필립 씨(75세)와 함께 친부모를 보는 듯 기뻐하였다. 어린 시절의 자취를 찾고자 하기에 그 당시 홍방(신생아~6개월까지)으로 안내해 주었다. 사실 아기들이 있었던 청방(7개월~12개월), 나자렛방(2세~3세), 도미니코방(4세~취학 전 아동) 등은 보육원이 어린이집으로 바뀌면서 시설을 보수하여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지은주 씨는 1974년 12월 13일 밤 10시 25분 대구시 남구 봉덕동 3구 710번지 노상에서 배명옥 씨가 발견하여 봉덕파출소(현 봉천지구대)에 신고 되었고 그날 밤 한 경찰관에 의해서 보육원에 맡겨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주소로 찾아갔더니 다행히 터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 장소에 서자 앨릭스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양부 필립 씨는 말없이 딸을 감싸주었다.

지은주 씨는 1975년 3월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양부모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성장하여 미국 MBA를 수료하고 글로벌 기업인 인텔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어머니, 어디 계세요? 보고 싶어요! 당신이 낳아주신 딸이 처음 당신과 이별해야 했던 이곳에 바로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지난 38년 동안 꿈속에서도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니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를 절대 원망하지 않아요. 저에게 예쁜 이름도 지어주시고 복을 빌어주셨던 그대로 저는 행복하게 잘 커서 이 자리에 서 있어요. 틀림없이 피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이해해요. 그리고 저를 버리셔야 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자꾸 눈물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마시고 꼭 연락주세요. 당신의 딸 은주가 한 번만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요. 어머니께서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 지은주 씨의 어머니를 향한 글

지은주 씨의 친가족이거나 가족을 알고 계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