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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MBW 대구공동체추진위원회 김정일 평신도대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운동”인 MBW 한국공동체추진위원회가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이탈리아의 예수회 리카르도 롬바르디(R. Lombardi) 신부에 의해 시작되고 1952년 교황 비오 12세가 M.B.W.(Movement for a Better World)라고 명명한 신심운동단체인 MBW.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MBW 대구공동체추진위원회(이하 MBW)의 김정일(디모테오, 동천성당) 평신도대표를 만나 어떤 단체인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들어보았다.

 

봄이 성큼 다가온 듯 부드러운 햇살을 한껏 받으며 MBW 대구공동체추진봉사회(회장 : 장정식 마티아 신부)의 부회장인 김정일 평신도대표를 만나러 대건고등학교 행정실을 찾았다.(MBW는 공동체추진봉사회에 여러분의 사제들이 함께 참여하므로 그 중의 한 분이 회장을, 평신도대표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1월 5일(월)-8일(목)까지 MBW 한국공동체추진봉사회 40주년 꼰비벤자(Convivenza, ‘함께 생활한다.’는 뜻)가 수원교구 의왕 라자로마을에서 ‘회고와 쇄신’을 주제로 전국 각 교구의 추진회원인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있었다.”고 들려주는 김정일 평신도대표는 “특히 이번 꼰비벤자를 통해 전국의 회원들은 ‘연대성 속에서 공동체정신, 지역사회와 일치하는 교회로 쇄신, 사귐과 형제애가 충만한 추진봉사회, 본당공동체 쇄신 프로젝트’ 등의 내용을 골자로 새로운 변화를 위한 쇄신의 기회로 삼고 더욱 봉사하고자 다짐하였다.”고 했다.

MBW 한국 도입 40주년의 의의만큼이나 개인적으로는 이 운동을 시작한 지 26년째 접어든다는 김정일 평신도대표는 “MBW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운동’으로, 이를 위한 창시자의 공동체 영성을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데, 대략 5년 정도의 양성(공부 및 수련회 참여 등) 기간이 지나면 식별작업을 거쳐 교구 공동체추진봉사회의 정식 회원으로 로마 본부에 등록이 되고 추진회(Promoting Group, 협조자)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며 처음 시작할 무렵을 회고하였다. “대학입학을 앞둔 1976년 1월 본당의 대학생, 교리교사들과 함께 성베네딕도 왜관수도원 피정에 참여하였었는데 그때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문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운동을 처음 접했고, 피정 후에는 그냥 잊은 상태로 재경대학생회, 본당교리교사회, 교구 젊은이협의회 등의 교회활동을 하며 지냈다.”는 그는 “그뒤 성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때 교구 교리교사연합회장의 자격으로 청소년대회 준비위원으로 봉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구대교구청 교육국에 근무하게 되었는데 그때 교구의 교리교사 등 청소년복음화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1990년 가을, 운명처럼 MBW를 다시 접하게 되면서 기초과정 등 수련회에 참석, 추진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회고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퇴근시간 이후와 주말의 시간을 할애하여 본당을 순회하며 MBW 공동체 기초과정인 “우리 시대의 영성”, “본당쇄신” 과정, “복음화” 과정 등의 수련회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의 경우 교구 추진회원들과 열일곱 차례 신청 본당을 찾아다니며 목, 금, 토, 일 주제 강의를 하고 그룹나누기를 이끌었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봉헌하면서도 “힘듦보다는 더 큰 기쁨을 얻게 되더라.”면서 “목요일과 금요일은 퇴근 후 오후 7시 30분-10시, 토요일은 오후 3시-10시, 주일은 오전 9시-오후 1시까지 강의와 그룹나누기 등을 함께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이 일은 아마도 제게는 운명처럼 다가온 하느님의 손길 같은 것이었다.”며 감사해 했다.

운명처럼 다가온 MBW가 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했다. “MBW는 풋풋한 젊은 시절부터 중년이 된 지금까지 제 삶의 중심이 되어 주었고 제 신앙생활의 핵심이자 지주이며 평신도로서의 삶의 근간”이라며 “이 삶을 살면 살수록 보다 나은 신앙생활, 보다 나은 가정생활, 보다 나은 직장생활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더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 덧 삶의 습관이자 일부분으로 녹아들었다.”는 그는 MBW 외에도 가톨릭아마추어무선사회(마르코니회) 회장, 가톨릭스카우트연합회 부회장으로도 창립초기부터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가톨릭아마추어무선사회는 1983년 전국 교구에서 무선사(햄) 자격증을 소지하고 교회 내에서 활동하던 신자들이 하느님의 복음을 무선으로 전파하고자 설립, 대구대교구에서 첫 모임을 갖고 ‘마르코니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전국 모임으로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하는 그는 “초창기에는 전국적으로 300여 명의 무선사들이 무선활동을 통해 말씀과 생활나누기 등을 공유하며 활발히 활동하였다.”고 전하며 “우리 교구에서는 1994년 12월 재창립, 교구장 인준을 받아 독자적으로 활동을 전개하였는데 초기에는 교구순교자현양대회, 교구성체대회 등 교구행사 때 무선지원 안내 홍보활동과 명절 교통안내, 인명구조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회원 수도 60여 명이나 되었다.”고 했다. 이후 휴대전화, 인터넷과 SNS 등의 확산으로 침체되어 지금은 소수의 회원이 미래의 회원들을 위하여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비록 침체되긴 했어도 매주 이루어지는 정기 라운드교신과 주기적인 아이볼미팅(직접 만남)을 개최하고 있고 지난 주에는 870차 정기무선교신이 이루어졌다.”며 정기무선교신은 매주 월요일 저녁 10시부터 10시 30분까지 VHF 주파수 145.440Mhz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여러 활동 중에도 늘 긍정적이고 순순히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로 기쁘게 살아가는 MBW 김정일 평신도대표. 그는 “7~8대를 거슬러 올라간 선대에서부터 천주교신자로 사시면서 그 후손인 저에게도 하느님을 알게 해주신 것에 항상 감사드린다.”면서 “신앙 안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유산인지 살아갈수록 깨닫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올 한 해 ‘회고와 쇄신’을 거듭 기억하며 올해 MBW 40주년을 앞으로 다가올 40주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고 회원들 모두가 자신이 속한 곳에서 새롭게 태어나도록 더 열심히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거대한 조직과 단체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스펀지에 물이 스미듯, 조용히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는 삶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롬바르디 신부의 영성을 전하고 있는 MBW 대구공동체추진봉사회의 김정일 디모테오 평신도대표. 그는 오늘도 자신이 속한 삶의 자리에서 1%라도 보다 나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며 그 사랑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