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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싶어요 ③
프랑스 입양인 장경식
- 양 마르텔(Jang Martel)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수녀님, 백백합보육원 출신 해외입양인입니다. 한국에 가서 백백합보육원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아기 때 있었던 방도 보고 싶고 제가 처음 버려졌던 장소에도 가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친가족을 만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도와주세요.”

1915년 수녀원 설립 이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등 해외로 입양된 이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뿌리를 찾아 모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는 이들이 친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빛>잡지 형제자매들의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양 마르텔(Jang Martel, 한국이름 : 장경식) 씨가 프랑스로 입양된 지 39년 만에 자신의 뿌리를 찾아 부인 까롤린 씨와 함께 지난 달 비 갠 오후 점심 무렵에 수녀원을 찾아 왔다. 대다수의 입양인이 그러하듯 자신이 7개월여 동안 머물었던 백백합보육원(현 백합어린이집)의 홍방(신생아~6개월 유아방)을 둘러보고, 그 당시 갓난아기들의 사진첩을 한 장 한 장을 들여다보았다.

보육원 아동카드 기록에 의하면 양 마르텔 씨는 1973년 11월 22일 동대구역 대합실내에서 발견되었다. 역대합실에서 생후 이틀 정도 된 마르텔 씨를 안고 있던 한 여성이 장경희(당시 대구 동구 신암동 거주, 50세, 여) 씨에게 다가와 저녁을 먹고 올 동안 잠시 아기를 봐달라고 부탁한 뒤에 사라졌다. 마르텔 씨는 그날 밤 9시 역전파출소의 한 경찰관에 의해 백백합보육원에 맡겨졌다. 그의 한국이름 ‘장경식’은 보육원에서 지어 주었으며 생년월일도 추정에 의한 것이다. 그는 1974년 7월 7일까지 보육원에서 보살핌을 받은 후 가톨릭구제회(Catholic Relief Service, C.R.S)를 통해서 프랑스의 한 풍족한 가정에 입양되었다.

양부모는 아기를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웠고 그는 영민하고 감성이 풍부한 소년으로 성장하였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며, 틈틈이 시를 지어 이미 두 권의 시집을 펴냈다. 해외입양인이 가지는 정체성 혼란과 소외감을 크게 겪지 않았고 10대와 20대를 건강하게 보낸 그는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로부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프랑스 입양인들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 가운데 친부모를 찾은 경우를 보면서 자신도 정체성에 대한 확인과 뿌리를 찾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처음 버려졌던 장소인 옛 동대구역 대합실을 가고 싶어 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도로와 건물들이 재개발되어 옛 모습을 찾을 길이 없지만 경찰과 그 주변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옛 대합실이었던 자리를 찾았다.

마르텔 씨는 39년 전 어머니 품을 떠나 다른 여성의 품에 안겨야 했던 비운의 자리에 서서 간절한 소원을 빌었다.

친가족으로부터의 연락을 기대하며 유전자 검사를 하고 조국을 떠난 마르텔 씨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보고 싶은 어머니, 어디 계세요? 어머니와 헤어져야 했던 이 자리에 당신이 낳아주신 아들이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를 포기하셔야 했을 때 마음이 많이 아프셨나요? 기록에 의하면 부모님이 저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버린 것이지만 절대로 죄책감을 갖지 말아 주세요. 저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기쁘게 만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직 건강하게 살아 계신 부모님을 뵙는 것만이 저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장경식 씨의 친가족이거나 가족을 알고 계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