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구 청소년국(국장 : 주국진 보나벤투라 신부)에서는 YHY(Youth Helping Youth, 청소년을 돕는 청소년) 캠페인을 실시한 가운데 지난 1월 16(금)~17일(토)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제20회 청소년 윤일축제에서 제3회 YHY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YHY 수상자들과 지원자, 교사, 그리고 성주무학연수원장 임종욱(바오로) 신부님으로 구성된 YHY 해외봉사단은 2월 9일(월)부터 2월 17일(화)까지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으며 그 소감문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註)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때문에 겨울방학부터 제대로 공부를 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솔직히 YHY 해외봉사단에 지원하는 것이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가슴 뛰는 경험을 하지 못할 것 같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낯가림이 있는 편이라 ‘함께하는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몇 번의 사전모임을 가진 후 금방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서로 가까워졌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봉사에 임하는 자세를 만들어갔습니다.
필리핀으로 떠나는 날, 해외봉사에 참가하는 것이 처음이라 설렘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이들에게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나눠줄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7박 8일 동안의 YHY 해외봉사단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해공항에서 마닐라로, 다시 세인트폴 대학교로, 그리고 다시 비포장도로를 따라 다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 미제레오 마을에서 저는 가장 순수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다가와주고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 때문인지 딱지치기를 가르쳐 줄 때 땀이 나고 목도 말라서 힘든 상황이었지만 저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습니다. 말이 통하면 통하는 대로, 그렇지 못하면 또 그런대로 서로를 껴안고 웃으며 단시간 내에 참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서로의 이름을 알려 주었는데, 아이들의 이름이 따갈로그어라 제가 낯설었던 것처럼 그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였을 텐데 한 번 알려준 이름을 외우고 불러준 그 세심한 정성에 놀랐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밖에도 톤도 섬의 탁아소, 영 포커스의 아이들을 만났고 좋은 수녀님들과 이틀에 걸쳐 마닐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더할 나위 없는 값진 시간을 보내며 잊지 못할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렇듯 사람을 만나는 일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직도 필리핀에서의 풍경들, 사람들, 그리고 추억들을 회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또 그 시간들이 너무나 짧게 느껴지면서 추억으로만 남는것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두 번의 준비기간과 일주일의 봉사활동이 제 생활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 줄 몰랐습니다. 막연히 ‘뜻깊은 일을 하자.’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서를 내고 참여하게 된 것이 지금은 이렇게 21명에게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의 화젯거리와 되새길 수 있는 추억으로 남은 것이 묘하고 신기합니다.
7박 8일이라는 짧게만 느껴졌던 시간동안 인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평소에 쉽게 짜증내고 투정부렸던 제 모습을 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며 사람들과의 어울림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YHY 해외봉사활동의 이 벅찬 감정은 말로는 쉽게 형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필리핀의 땅을 밟고 그 위를 걸어보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이기 때문입니다. ‘YHY 해외봉사단’이라는 행복하고 좋은 사람들만이 모인 팀에 속하여 함께 경험하고 겪었던 모든 일은 제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값진 시간들을 저에게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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