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일이든 집안일이든 학교생활이든 하루하루 바쁜 일상 안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짬을 내어 하느님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 데에는 굳건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의지는 어느 사이 훌륭한 습관이 되어 우리 영혼을 생기 있게 만든다. 바로 지속적인 성체조배의 힘이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지속적인 성체조배를 통해 예수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애쓰는 대구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회장 : 김영숙 마리아, 담당 : 정기모 요한보스코 신부)의 김영숙 회장을 도원성당에서 만나 그 활동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봄인가 싶었는데 갑작스런 꽃샘추위로 고인 물마저 얼어버린 3월 초순. 좀처럼 오르지 않는 기온에 바람마저 세차게 부는 날 오후 도원성당 소성당에서 김영숙 마리아 회장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유난히 바쁜 시기임에도 인터뷰를 위해 잠시의 시간을 허락한 김영숙 회장은 대구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회장 외에도 도원성당의 티 없으신 어머니 꾸리아 단장, 전례위원 등의 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활동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도원성당으로 오기 전, 성요셉성당에 다닐 때 지금의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담당신부님이신 정기모 신부님이 본당주임이셨는데 신부님께서 본당에 성체조배회를 만드셨어요. 그 때 가입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활동하도록 이끌어주고 있어 신부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에요. 사실 가정생활에 직장생활까지 하다 보면 늘 분주하고 바쁘면서도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강박감이 제 안에 생기게 되요. 그럴 때 성당 조배실을 찾아 침묵 속에 성체 앞에 나아가면 세상의 바쁨을 다 잊게 되고 제 삶을 되돌아보며 표현할 수 없는 평화 안에서 기쁨을 느끼게 된답니다.” 그래서인지 활동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점점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어 감을 알게 되고 성당 가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김영숙 회장. 그녀는 “처음에는 성체 앞, 즉 감실 앞에 5분, 10분 앉아 있는 것도 길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1시간도 짧게 느껴질 정도로 바뀌었으니 얼마나 큰 변화이고 기쁨이냐?”며 활짝 웃었다.


1994년 교구장 인준을 받고 활동을 시작한 대구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는 인준 당시 18개 본당에서 현재 15개 본당으로 감소하였으나 교구 내 전체 회원 수는 1,400여 명에 이른다. 성체조배회에서는 회원들을 위해 1년에 한 번 가을에 일일대피정을 실시하면서 1년에 두 번 봄방학과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2박 3일 성체신심세미나를 실시하고 있다. 또 본당별로는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지속적으로 고리식 성체조배와 철야조배를 함으로써 개인의 신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6년이 넘도록 회장직을 수행하며 회를 이끌고 있는 김영숙 회장은 “활동을 통해 개인의 성화뿐만 아니라 회원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들려주며 바로 얼마 전 2월 27(금)-3월 1일(일) 성베네딕도영성관에서 있었던 2박 3일 세미나를 떠올렸다. 그녀는 세미나에 대해 “특별히 대구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의 세미나는 다섯 분의 신부님과 한 분의 수녀님이 함께 하시고 강의는 성체성사의 이해, 성체 안에 계신 분은 누구이시며, 성체신심을 성장시키는 방법, 성체 안의 예수님을 본받음 등등 성체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고자 하는 마음과 특별한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신앙적 도움을 주는 내용들로 이루어지며 참여인원수는 대략 60명 정도”라고 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세미나를 통해 기뻐하는 분들, 행복해 하는 분들을 보면 힘은 들지만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세미나를 수강하신 신자 분들이나 조배회원 분들은 우리 안에 머무르고 싶으신 예수님을 체험하고 침묵 중에 베풀어주시는 은혜에 놀라움을 받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몸에, 행동에 묻어나는 참 신앙인의 모습이 성체조배를 많이 하시는 분들에게는 보여요. 그게 저의 보람입니다.”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의 수난과 사랑의 의미를 묵상함으로써 성체성사의 신비를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본당에 지속적인 성체조배회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과 더 많은 이들이 지속적인 성체조배회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알고 예수님의 말씀이 자신의 마음에 소리로 들림을 알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김영숙 회장. 그녀는 올 한 해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8월에는 교구 소속 각 본당의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임원을 위한 1박 2일 피정, 10월말 경에는 회원들을 위한 일일대피정이 그녀를 기다릴 것이다. 예수님께로 나아가는 길에 많은 일들이 함께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회원들의 신심과 뜨거운 사랑이 있기에 대구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는 굳건히 그 뿌리를 내릴 것이다. 김영숙 회장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오래 전에 읽었던 《성체조배》 기도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그대, 그리스도와 함께 있으니 진정 행복하겠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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