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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싶어요 ④
미국 입양인 이지연
- 데보라 리 파인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수녀님, 백백합보육원 출신 해외입양인입니다. 한국에 가서 백백합보육원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아기 때 있었던 방도 보고 싶고 제가 처음 버려졌던 장소에도 가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친가족을 만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도와주세요.”

1915년 수녀원 설립 이래 백백합보육원을 거쳐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등 해외로 입양된 이들이 성장하여 자신의 뿌리를 찾아 모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는 이들이 친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빛>잡지 형제자매들의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데보라 리 파인(Debora Lee Pine, 한국 이름: 이지연) 씨는 미국으로 입양된 지 40년 만에 남편 크리스토퍼 씨, 두 자녀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연고지인 백백합보육원을 찾아 수녀원을 방문하였다. 파인 씨 가족이 수녀원에 도착한 시간이 식사시간이어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점심을 대접할 수 있었다. 식사시간 내내 남편과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표정이 더없이 밝아 보여 행복하게 사는구나 싶었다. 뉴욕을 출발해서 낯선 한국의 대구에 오기까지 혹시라도 친가족에 대한 어떠한 단서라도 찾을 수 있을까 기대하고 있었을 터, 이 자리에 친부모 형제가 함께 한다면 얼마나 기쁠까.

보육원 아동카드 기록에 의하면 파인 씨는 1974년 3월 26일 저녁 8시 40분경에 대구시 봉덕동 2구 920번지 소재 대성영아원(현 대구아동복지센터) 정원에서 발견되었다. 아이를 싼 포대기에는 ‘아기 이름: 이지연(李芝蓮), 생년월일: 음력 1973년 6월 7일’이 쓰여 있었고 “말 못할 사정이 있어 아이를 부탁한다. 3년 후에 보답 드리고 찾아뵙겠다.”는 내용의 쪽지가 들어 있었다.

파인 씨는 그날 밤 11시 봉덕파출소(현 봉천지구대) 소장 김한호 경위에 의해 남산동 백백합보육원에 의뢰되어 5월 9일까지 보살핌을 받은 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의 유복한 한 가정에 입양되었다.

파인 씨는 양부모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고 명랑한 성격으로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즐겁고 활기찬 학창시절을 보냈다. 치과의사였던 아버지는 “너는 특별한 아이”라며 누구보다도 파인 씨를 아꼈다. 그리고 5세 때부터 입양서류를 보여주는 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었다.

파인 씨는 자신이 머물었던 백백합보육원(현 백합어린이집)의 청방을 둘러본 후 처음 버려졌던 장소인 대성영아원의 마당을 찾아 갔다. 여러 차례의 도로공사로 인해 파인 씨가 처음 발견된 장소의 옛 모습은 사라지고 건물 앞으로는 큰 도로가 나 있었다. 파인 씨는 그 자리에 서서 간절히 소망했다.

 

“저를 낳아주시고 이름을 지어 주신 어머니, 어디 계셔요? 어머니가 보고 싶어 한국을 찾아 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저를 포기해야만 했던 어머니를 절대로 원망하지 않아요.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 어머니로서 자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행복하게 잘 자랐고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어머니가 그리워서 딸에게 ‘지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제 저의 가족들에게 친부모님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사랑하는 남편과 15세가 된 지연이와 12세 크리스에게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어머니께서도 행복하게 살아오셨기를 바랍니다. 꼭 연락주세요. 언제까지나 기다리겠습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