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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대구ME 박종환(요셉) ·이영석(데레사) 대표부부
ME주말을 통해 행복한 성가정을 이루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혼인한 부부들이 더 깊은 사랑과 풍요로운 혼인생활을 위해 주말에 참가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 이하 ME). ME는 더 깊은 사랑의 삶을 위한 대화방법을 보여주며 참가부부들이 독특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체험을 하도록 돕고 있다.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5월 성모 성월과 가정의 달을 맞아 대구대교구 ME협의회(대표팀: 박종환 요셉·이영석 데레사 부부, 담당: 신홍식 루카 신부)의 박종환·이영석 대표부부를 만나보았다.

 

마침 329차 대구ME 주말이 한티 피정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박종환(요셉)·이영석(데레사) 대표부부를 만나러 한티로 향했다. 따뜻한 봄 햇살은 한티 피정의 집을 골고루 비추고 있었고 한티를 찾는 이들의 마음마저 환하게 만들어주었다. 포항에서 출발하여 방금 도착했다는 대표부부와 친교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포항 장성성당(주임: 김흥수 실바노 신부) 신자인 이들 부부는 2014년 10월 대구대교구 ME협의회(이하 대구ME) 대표팀 부부로 임명된 후 교구행사를 비롯하여 전국 ME관련 행사 참여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대구ME 대표부부로 임명 받고 책임감이 컸을 텐데요, ME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박 요셉: “18년 전쯤, 제가 활동하던 레지오 마리애에서 공소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미 ME주말을 체험한 부단장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ME주말에 참여하게 된 것이 대구ME에서 활동하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까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 데레사: “저는 남편인 요셉으로부터 ME주말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ME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 궁금하기도 했고, 또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말에 우리 부부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ME주말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이만큼 흐른 지금, 우리 부부가 대구ME의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답니다. 이 모든 게 다 하느님께 감사드릴 일이지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구ME의 활동에 대해 들려주세요.

박 요셉: “우선 ‘ME주말’은 혼인을 한 지 5년 이상 된 부부를 대상으로, 혼인한 부부들이 더 훌륭한 혼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ME주말’의 경우 한티 피정의 집에서 일 년에 10차례 실시하고 있고, 부부 성경 대화 프로그램인 ‘MR피정’은 1년에 2회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본당 사도직 프로그램 중 사랑으로 충만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본당에서 꼭 필요로 하는 ‘본당은 우리’와 가장 작은 교회의 모습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성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자녀들에게 진정한 꿈과 활력을 줄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참 부모가 되는 길’, 그리고 부부 사이의 사랑을 전하는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보다 잘 알아듣고 잘 표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사랑의 언어’ 등의 경우는 본당요청이 있을 때 대구ME 발표부부를 파견하여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젊은이들을 위한 선택프로그램에도 지원을 하고 있으며, 교구 본당대표 모임 및 본당 나눔 모임 지원, ME 발표부부를 위한 교육 및 피정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ME활동을 하면서 신앙생활의 변화 또는 가족 간에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 데레사: “무엇보다 ME 발표부부로 활동하면서 기도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ME주말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하느님의 힘이 닿아야 가능해요. 미약한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것은 ME주말 참여 부부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이 닿을 수 있게 우리 자신을 낮추고 내어드리는 것이라 늘 생각을 하지요. 그래서인지 ME활동을 하면서 우리 부부의 신앙생활에 변화된 점이 있다면 우리의 생각과 의지를 비우고 항상 하느님의 작은 도구가 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에요.

또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ME활동을 위해 주말에 주로 집을 비울 때가 많았기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특히 아이들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살갑게 돌보아주지 못한 점이 참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아이들의 생각을 묻고 의논해서 결정하고 되도록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노력하다 보니 아이들도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먼저 ‘엄마, 아빠 대화 좀 해요.’라며 자신들의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비밀이 없어요. 때때로 아이들이 우리 부부가 ME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다고 말해 줄 때, ‘부모로서 또 부부로서 잘 살고 있구나.’하는 자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고맙고 기특하답니다.”

 

ME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또는 보람된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들려주세요.

박 요셉: “ME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몇 해 전 위기에 처한 친구 부부를 ME주말에 초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 부부가 ME주말을 체험한 뒤 가족 모두가 세례를 받고 지금은 본당 일도 열심히 하며 행복한 성가정을 이루어 사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ME주말에는 매 차수마다 냉담자, 비신자, 타종교를 가진 2~3쌍 정도의 부부가 참가하고 있는데요, 그들 모두가 ME를 체험하고 나서 냉담을 풀고 비신자 부부들이 입교하고, 개종하는 모습을 볼 때면 ME활동의 보람을 크게 느끼곤 합니다.”

 

아직 ME주말을 체험하지 못한 부부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다면요?

이 데레사: “사람들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 다르겠지만, 결혼한 이들이라면 가정이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기쁨이 마련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 면에서 ME주말은 하느님께서 혼인한 부부에게 주시는 아주 특별한 선물입니다. 아직 ME주말을 체험하지 못한 많은 부부들이 더 늦기 전에 하느님의 선물인 ME주말을 체험하셔서 모든 가정이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올 한 해 대구ME에서 구상하고 있는 계획에 대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박 요셉: “지난 2월 14일 대구ME 발표부부를 위한 팀 교육을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데레사홀에서 실시한 바 있습니다. 또 3월 8일에는 교구 내 본당 ME대표부부 모임을 갖고 본당에서의 ME활동에 필요한 〈본당대표 지침서〉를 발행하고 배부하면서 사도직프로그램 소개시간과 대구ME 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올 한 해는 교구장님의 사목교서인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에 동참하기 위해 앞으로 어려움에 처한 부부들을 위한 ME주말과 65세 이상 어르신 부부를 위한 은총주말, 그리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꼭 필요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ME주말도 도입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인터뷰 내내 환한 얼굴로 연신 웃으며 이야기를 들려주던 부부는 두 손을 꼭 쥐고 카메라 렌즈 앞에 섰다. 삶의 모든 우선순위를 하느님께 두고 그 사랑 안에서 성가정을 이루며 하느님 뜻을 따라 살고자 애쓰는 대구ME 박종환(요셉)·이영석(데레사) 대표부부.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멀리 있지 않았다.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을 사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