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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온 편지
볼리비아에 뜬 쌍무지개


최용석(스테파노)|신부, 볼리비아 선교 파견

 

대주교님, 저는 지난 2월 11일, 세계 병자의 날이자 교구 제1주보 축일에 선교지 볼리비아로 출국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항까지 나와 주셨는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혼자 떠나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오창영 바오로 신부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모든 분들에게 잘 살겠다는 인사를 한 후 비행기를 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상파울루까지도 25시간이나 걸리는 비행 스케줄에 조금 불편했지만 미국 비자, 브라질 비자, 볼리비아 비자, 비행기 스케줄 확인 및 예약에 많은 도움을 주신 가톨릭여행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상파울루에서는 브라질 한인교회에서 사목하시는 대전교구 신부님들의 배려 덕분에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었고 볼리비아 행 비행기 탑승수속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기쁘게 환대해주신 브라질 한인교회 신부님들과 수녀님들께도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상파울루 공항에서 브라질 한인 교회 신부님을 만날 때 제가 가방을 공항 주차장에 두고 오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애를 쓰셨습니다. 하루를 지낸 다음에야 가방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간절한 마음에 기도를 올렸습니다. “주님, 안토니오 성인께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데 도움을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선교할 본당의 주보성인도 안토니오이고 본당 이름도 안토니오 성당이니 안토니오 성인의 전구를 들으신다면 굽어들어주십시오. 제 가방 보호끈은 무지개 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노아에게 약속하실 때처럼 제 가방에 묶여있는 무지개끈을 약속의 징표로 삼아 주십시오.” 한참 뒤에 브라질 한인교회 신부님께서 분실물 센터에서 제 가방을 찾아오셨습니다. 가방에는 무지개색 보호끈이 묶여져 있었고 다행히 분실물도 없었습니다. 신부님과 고생하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산타 크루즈 북쪽 공동체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휴식을 취한 후 석상희 신부님과 함께 제가 머물 San Antonio de Lomerio 성당으로 출발했습니다. 산타크루즈에서 저희 본당까지는 5시간 30분이나 걸립니다. 3시간은 그래도 포장도로이지만 나머지 2시간 30분은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본당으로 열심히 가는 길에 비가 내렸고 이어 쌍무지개가 떴습니다. 먼 나라에서도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시겠다는 약속의 징표를 본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

대주교님, 이렇게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주신 대주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서품식 강론에서 “선교는 순교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마음에 새기고 대주교님과 교구 신부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제로 살겠습니다.

 

2015년 2월 22일 사순 제1주일에 최용석 스테파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