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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 도심 속 신앙의 발자취를 따라서
신앙선조와 함께 걷다


취재|김선자(수산나) 기자

 ● 계산주교좌성당(대구 중구 서성로 10) → 관덕정순교기념관(중구 관덕정길 11) → 성 유스티노 신학교(중구 명륜로 12) → 성모당(중구 남산로 4길) →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수녀원(중구 남산로 4길)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대구 근대골목을 꼭 가봐야 할 대표 관광지 100곳에 선정했다. 그 가운데 2코스 근대문화골목에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계산주교좌성당이 있고, 5코스 남산100년 향수길에는 신앙을 증거하다 수많은 순교자들이 처형된 곳에 세워진 관덕정순교기념관, 남부지방의 한국인 사제 양성 교육기관이었던 성 유스티노 신학교, 대구대교구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의 허원이 담긴 성모당, 그리고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수녀원이 있다.

  

계산주교좌성당

대구 근대 문화와 지역 복음화의 중심지인 계산주교좌성당(국가 지정 사적 290호)은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옛 명칭은 ‘루르드의 성모성당’이었다. 초대 주임 김보록(로베르) 신부는 1899년 지은 십자형 기와집 성당이 화재로 소실되자 1903년 11월 두 개의 종탑을 갖춘 고딕양식 벽돌 건물로 현재의 성당을 건립했다. 1911년 대구교구가 설정되면서 주교좌성당이 되었고 1918년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에 의해 증축되어 1919년 5월 봉헌식을 거행했다. 또한 1984년 5월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문했다.  

 

관덕정순교기념관

관덕정은 조선시대의 군사 훈련장과 처형장으로 대구대교구 제2주보 이윤일 요한 성인이 1867년 순교한 곳이며 을해박해, 정해박해, 기해박해를 통해 17명의 순교자가 처형당한 곳이기도 하다. 1991년 1월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곳 관덕정 터에 관덕정순교기념관을 건립했고 지하성당에는 이윤일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휴관: 월요일)

 

성 유스티노 신학교

1914년 10월 1일 개교하여 남부지방의 한국인 사제 양성을 위한 못자리였던 성 유스티노 신학교(대구시 유형문화재 자료 제23호)는 현 대구가톨릭대학교의 모태이다. 드망즈 주교가 신학교 설립을 위해 세계각지에 원조를 구했을 때 상하이의 익명의 신자가 유스티노 성인을 주보로 모시는 조건으로 거액을 희사했으며 주보성인의 이름을 따서 성 유스티노 신학교가 되었다. 1945년 일제의 탄압으로 폐교되기까지 67명의 사제를 배출했고 1991년부터 대구관구 대신학원으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유스티노기념관이 개관되어 100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다.

      

 

성모당

대구대교구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는 부임 직후 루르드의 성모님을 교구 주보로 선포하고 성모님께 주교관과 신학교의 건립, 그리고 주교좌성당을 증축하도록 도와주시면 루르드 성모동굴과 닮은 성모동굴을 지어 바치겠다고 허원했다. 그 세 가지 청이 모두 이루어져 드망즈 주교는 허원한 대로

성모당을 건립하여 1918년 10월 13일에 축성했다. 동굴 위쪽에는 허원 연도인 1911과 그 허원을 채운 연도인 1918이 새겨져 있으며 두 숫자 사이에 새겨진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는 ‘원죄 없으신 잉태께 바친 허원에 의하여’라는 뜻이다. 성모당에는 주일을 제외한 평일미사가 매일 오전 11시에 봉헌된다. 이밖에도 대구대교구청과 성직자묘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수녀원

1696년 프랑스 샬트르교구의 시골 마을 러베빌본당 루이 쇼베 신부와 마리 안 드 티이 자매에 의해 시작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1888년 7월 4명의 선교 수녀들이 조선땅에 첫발을 내딛은 후 1915년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의 초청으로 대구수녀원이 설립됐다. 코미넷관(대구시 문화재자료 제24호)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양식을 혼용한 건물로 1915년 완공됐고 옛 성당(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3호)은 1988년 한국진출 100주년 기념 새성전을 신축하면서 박물관으로 이용되다가 대구수녀원 설립 100주년을 앞둔 2013년 역사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역사관 관람은 오전 9시-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 4시로 매주 월요일과 국경일(명절)은 휴관이며 수도자들이 수도생활을 하는 공간이므로 관람에 앞서 사전연락(문의 : 010-2924-2646)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1코스 경상감영달성길에 속한 경상감영공원과 2코스 근대문화골목의 서상돈 고택도 있다.

올 여름, 대구 도심 속 신앙선조들의 얼이 깃든 순례길을 걸으며 잠시나마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한 걸음 쉬어가며 자아와 대면하는 시간, 신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