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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마리아사업회 대구본부 조진희(요세피나)
‘일치’의 영성, 꽃 피다


취재|김명숙(사비나) 편집실장

 

‘포콜라레(Focolare)’, 하면 기쁨과 일치의 삶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그만큼 포콜라레 회원들의 삶의 모습이 은연 중 모든 이에게 기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준 덕분일 터. 이번 달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일치를 향해 나아가며 매순간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는 마리아사업회 대구본부의 조진희(요세피나) 책임자와 이은지(젬마) 님을 만나 그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여름 햇살이 뜨거운 주말,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마리아사업회(이하 포콜라레) 대구본부를 찾았다. 마당에는 활짝 핀 주홍빛 석류꽃이 시선을 끄는 중에 조진희(요세피나) 님이 현관에서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현재 대구본부에는 1명의 이탈리아 분을 포함하여 5명의 포콜라리나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조진희(요세피나) 님, 이은지(젬마) 님과 함께 자리를 했다.

조 요세피나 님은 “포콜라레 운동이 태어난 목적은 일치를 위한 기도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를 실현시키기 위해 시작되었다.”며 “포콜라레 운동에서 포콜라리나(focolarina)는 포콜라레 운동에 전적으로 투신하면서 공동체에 상주하는 생활을 하는 여성을 가리키고, 포콜라리노(focolarino)는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남성을 가리키는데 일단 공동체 생활을 하고자 결정하면 포콜라레 운동의 대표적인 소도시인 이탈리아의 로삐아노(Loppiano)와 스위스의 몬떼(Montet)에서 각각 2년씩 4년간의 양성과정을 거친 다음 수도자들처럼 세 가지 서원을 하고 평신도로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이 젬마 님은 “서원을 한 포콜라리나들은 이탈리아 로마 총본부의 필요에 의해 국내, 국외 가리지 않고 전 세계 182개국 어디든 갈 수 있다.”며 “제 경우에도 16년 동안 유럽에서 활동하다가 10년 전 귀국하였고 3개월 전부터는 대구공동체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되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함께 생활하는 곳을 흔히 공식적으로는 “포콜라레”라고 부르고 있다.

 “나자렛 가정이 우리의 롤 모델”이라고 들려주는 조 요세피나 님은 “초대공동체의 모습, 즉 필요한 것을 서로 나누며 사는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고 서원과 동시에 일치의 영성을 따라 기쁘게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포콜라레 운동의 젊은이들인 “젠(Gen)”은 “새로운 세대”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Generazione nuova(영어로는 New Generation)”의 약형으로, 남녀 2젠은 포콜라레 운동의 제2세대인 만18세 이상 미혼 젊은이들을 뜻하는데 이 운동에 속한 청소년들은 3젠(초4-고2), 어린이들은 4젠(만5세-초3)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솔선자(Volunteer)”는 세상 한가운데서 구체적이고 ‘자발적인 봉사’를 통해 복음을 증거하는, 즉 자신의 직업분야에서 복음을 살고 전하며 ‘새인류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처럼 포콜라리나, 포콜라리노 외에 솔선자, 젠, 사제 등 여러 성소의 회원들이 포콜라레를 오가며 모임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여자 포콜라레 4곳(서울2, 경기도 의왕1, 대구1)과 남자 포콜라레 3곳(서울2, 대구1)이 있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서원한 이들로는 여자 31명, 남자 11명이 있다.

때마침 ‘2015 경주 마리아폴리(Mariapoli)’가 7월 24일(금)-27일(월)까지 경주 일대에서 진행되므로 대구본부도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마리아폴리에 대해 조 요세피나 님은 “마리아폴리는 ‘마리아의 도시’라는 뜻으로 연령과 신분,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며칠 동안 모여 복음적 사랑과 일치를 실천하는 포콜라레의 여름집회이며 현대적 방식의 피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참석한 이들은 자신의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시도하게 되며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족이 함께하는 마리아폴리는 한층 자유롭다.

복음적 사랑과 일치 실현을 위해 포콜라레 대구본부에서도 중요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 다름 아닌 “행복마을”이 그것이다. 조 요세피나 님은 “행복마을은 매월 셋째 주일 진량중학교에서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무료진료와 미사(오후 2시)를 봉헌하고 미니마켓을 개장하고 있다.”며 “올해 5년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월 셋째 주일에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진량중학교를 선택한 것은 인근에 공단이 많아 외국인근로자들이 많은 데다 학교라는 공간이 비신자들에게 심리적 부담감 없이 다가간 이유였고, 또 기꺼이 장소를 제공해주신 진량중학교 교장선생님의 배려 덕분”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5년 동안 행복마을을 잘 이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과 은인들, 그리고 많은 봉사자분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보통 120여 명이 참여하는 행복마을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장소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끼아라 루빅의 영성이 널리 퍼져서 전 세계에 일치의 영성이 꽃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는 조진희(요세피나), 이은지(젬마) 님. 그들은 “모든 이에게 똑같은 걸 주려고 했고 성덕으로 향하는 길을 진작부터 알려주고자 했던 끼아라 루빅의 일치의 영성이 더 많은 이들에게로 번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 1920-2008)에 의해 창시된 포콜라레 운동의 공식 회원 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1천 5백여 명이고 전 세계 182개국에서 14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어른, 젊은이, 청소년, 어린이, 교육자, 정치인, 경영자, 근로자들을 비롯하여 종교인, 예술가 등등 다양한 이들로, 매순간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기쁘게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회원들의 전국 모임은 각 본부가 있는 서울,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대구), 제주지역에서 이뤄지고 있고 대구에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대략 3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 포콜라레(Focolare):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를 뜻하는 포콜라레 운동은 이탈리아 트렌트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젊은 여성들(끼아라 루빅과 그 친구들) 사이의 분위기가 마치 단란한 가족들이 벽난로 주위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그들의 공동체에 붙여지기 시작한 별칭이다. 교황청에는 ‘마리아사업회(Work of Mary)’라는 정식 명칭으로 인준을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focolare.or.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