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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들의 가족찾기 프로젝트 - 엄마, 보고싶어요 ⑨
프랑스 입양인 오렐리 민정 데퐁뗀느
- 한국이름: 이민정


김 데레사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작년 8월, 오렐리 민정 데퐁뗀느 씨가 프랑스로 입양 간 지 32년 만에 남편 쟝 마리 데퐁뗀느(Jean Marie Desfontaines) 씨와 두 자녀, 그리고 친구 로안 리(Ly Bao-Loan) 씨와 함께 한국을 찾아 왔다. 이들로부터 백백합보육원을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원아카드를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엄마는 어디론가 떠났고 할머니가 오셔서 함께 살다가 언니만 데리고 갔다. 그 뒤 아빠하고 같이 살았는데, 아빠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라고 입원 당시의 상황 설명과 함께 친부모와 언니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래서 바로 경찰서 민원실에 헤어진 가족찾아주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백백합보육원 아동카드 기록에 의하면 1982년 6월 13일, 당시 7세였던 오렐리 씨는 대구. 수성구 수성4가 중앙상고 뒤편 마을금고 옆에서 길을 잃고 울고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아이를 보고 신천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아이는 아버지 ‘이성기’, 어머니 ‘강정기’, 그리고 언니의 이름 ‘이여지’라고 똑똑하게 말했다. 파출소에서는 가족을 찾아주려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찾을 길이 없자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가 운영하는 백백합보육원에 의뢰했다.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는 도미니코방(당시 4세부터 취학 전 아동이 머물던 방)에서 5개월 가량을 지내다가 1982년 11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 그르노블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되었다. 엔지니어였던 양아버지와 간호사였던 양어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였다. 양부모는 오렐리 씨가 자신의 뿌리인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잊지 않도록 배려했다. 10년 전 결혼한 남편 역시 사랑하는 아내의 나라 한국을 존경했고 두 아이의 이름도 ‘재현’, ‘호선’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지었다.

오렐리 씨는 자신이 머물었던 백백합보육원(현재 백합어린이집)의 도미니코방을 둘러보고 난 후, 어릴 적 처음 발견된 장소를 찾았다. 주소지 관할 구역인 남신암지구대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그 장소를 찾아갔으나 도로와 건물이 재개발되어 30여 년 전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경찰관들과 함께 근처의 주민센터와 노인정을 찾아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40년 이상을 그곳에서 살았다는 미용실 원장을 만나게 되어 원아카드에 적힌 길을 잃고 울던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녀는 눈물을 글썽였다.

오렐리 씨는 어렸을 적 일을 어렴풋이 기억한다며 “다리 건너 학교에 다녔던 언니와 함께 손잡고 놀러 다녔어요. 언니라도 꼭 한 번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어디엔가 꼭 살아 동생을 그리워할 것 같은 이여지 씨와 오렐리 씨의 염원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도록 영원한 도움이신 성모님 도와주소서.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백백합보육원 입양인 지원 : 053-659-3333

김 데레사 수녀 : spct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