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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기쁨과 사랑과 웃음꽃이 만발한 1박 2일 레지오마리애 단합대회


김동말(요셉피나)|범어성당

 

지난 7월 23일 범어성당 “신령한 그릇” 꾸리아 소속 ‘복자들의 모후’ 쁘레시디움 레지오마리애 단원 11명은 영주와 봉화로 1박 2일 단합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오래전부터 전 단원이 함께 하는 야유회를 계획했지만 가정과 직장에서 한창 바쁜 40-60대 여성으로 구성된 단원들이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 지난해에도 한 단원이 빠진 가운데 가까운 곳으로 하루 여행을 다녀온 터라 올해는 꼭 전 단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드리면서 시간을 조율한 결과 초등학교가 방학을 시작하는 그 다음날로 날짜를 결정하였습니다.

출발 당일 11명 모두가 성당에 모였습니다. 성체조배에 이어 보좌신부님의 강복을 시작으로 우리의 일정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영주의 선비촌을 들른 다음 부석사로 향했습니다. 부석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나라의 현존하는 최고 목조건물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 앞에서 어린 시절에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는 숙소인 청량산의 펜션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펜션으로 향하는 길이 험하고 경사가 심해서 승용차는 청량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펜션의 승합차를 탔는데 그야말로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소리를 질렀고 차창 밖으로 손을 뻗으면 과수원의 사과들이 손에 잡힐 것 같은 그림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펜션에 도착하니 주인이 솔잎차로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이어 펜션 주위를 한 바퀴 산책하는데 보랏빛 도라지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서 우리에게 환영인사를 전했고 이름 모를 풀벌레들은 노래로 주님을 찬미하는 참 아름다운 자연 앞에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저녁식사 후 화기애애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밤 10시가 되어도 잠자리에 들 생각들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초저녁잠이 많은 저는 어느새 한쪽 구석에서 누울 자리를 찾아 잠이 들었는데 자다가 보니 모두가 윷놀이를 한다고 한바탕 난리를 치고 있었습니다. 윷놀이가 그렇게 재미있었다는데 저는 잔다고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고 깨우지 않았다고 심통을 부렸더니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시끄러운데 자고 있는 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도리어 면박을 받았습니다.

이른 아침, 산속의 아침은 그야말로 고요와 정적이었고 산 중턱에 서서 정상을 바라보니 물안개 피어 오르는 그곳에서 금방이라도 주님께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실 것 같아 한참을 바라보니 저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한 사람, 두 사람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모두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하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톨릭성가 2번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흥얼거리고 마음을 모아 노래로 주님을 찬양하는데 그 모습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일정은 청량산행! 그런데 청량산 입구부터 힘들어서 산행은 못하겠다는 단원들이 있어서 일부는 주차장 부근에서 쉬고 일부는 청량산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산 입구는 한여름의 열기를 뿜어냈지만 어느 정도 오르니 여름인지 가을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이름 모를 들꽃향기는 또 얼마나 상쾌했는지 주차장에 쉬고 있는 단원들이 이런 아름다움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레지오 단장으로 연임을 하면서 늘 밝은 모습으로 솔선수범하면서도 단원들에게 별을 다섯 개씩이나 주고 싶다는 이현숙(말가리다) 단장을 비롯하여 모태신앙인으로 성모님을 누구보다 사랑하며 하느님 뜻이 무엇이기에 우리를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이렇게 사랑하시는지 궁금하다는 장인영(세실리아) 부단장, 대학 강의로 바쁜 중에도 성가대활동을 하는 문재경(크리스티나) 서기, 구역협의회 간부이며 이번 여행에서 역사선생님답게 멋진 설명을 곁들여 준 최진희(율리엣다) 회계, 예비신자 교리봉사와 선교위원회 일로 늘 바쁜 정혜선(크리스티나) 단원, 재미있는 유머로 우리에게 웃음꽃을 선사하며 성지순례도 함께 가고 싶다는 이정화(아녜스) 단원, 세례 받으시고 바로 우리 레지오에 입단하셔서 신앙을 삶으로 보여 주시는 박옥자(세레나) 단원, 늦은 밤까지 일하시고 졸린 눈으로 레지오 행사에는 꼭 참석하는 열성을 보여주시는 정연희(아녜스) 단원, NGO 단체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이번 단합대회에 획을 그어 주신 김정인(요안나) 단원, 지난 부활에 세례를 받고 우리 레지오에 입단하여 참 아름답게 신앙생활 시작한 막내 류경선(프란체스카) 단원, 그리고 저 역시 범어성당 성가대원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복자들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 11명은 레지오 회합이 있는 목요일 저녁시간을 기다리며 신앙생활뿐 아니라 개인적인 친분까지 도모하며 주님 안에서 아름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또 내년 2,000차 주회에는 어떤 행사를 준비해야 할지 주님의 응답을 듣고자 열심히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군대로서 개인의 성화와 레지오 발전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아가는,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신앙생활을 하고자 노력하는 우리 복자들의 모후를 성모님께서도 엄청 사랑해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1박 2일의 단합대회는 단원들이 친교를 다질 수 있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테살로니카 전서 5장 16-18절 말씀처럼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참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