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육군 제50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내에 자리하고 있는 천주교군종교구 강철성당은 주일에 두 번의 미사가 봉헌된다. 오전 11시에는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교중미사가 봉헌되고, 오후에는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2시부터 3시 30분까지 교리를 실시하고 30분 정도 성가연습을 한 후 4시부터 미사가 봉헌된다.
강철성당 류한빈(안드레아, 안동교구) 주임신부는 “군부대 안에 있어서 미사 반주자 구하기가 쉽지 않아 교중미사는 무반주로 봉헌할 때도 많지만 신병교육대대 미사는 주로 예비신자들이 참례하기 때문에 성가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반주가 없으면 미사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면서 “미사반주의 필요성이 절실해 사제회의 때 칠곡 지역 내 본당 신부님들께 도움을 청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5월부터 구암, 동천, 칠곡, 태전성당 청년들이 한 주씩 순서를 정해 반주하고 있으며, 취재를 요청한 날에는 구암성당 청년회 찬양팀의 차례였다.
구암성당 청년회 찬양팀 이재윤(아타나시오) 팀장은 “지역 청년모임에서 반주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팀원들 대부분이 교리교사회와 청년회 활동을 겸하고 있어서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팀원들이 ‘뜻 깊은 봉사’라며 흔쾌히 응해 주어 12명으로 구성된 찬양팀이 다섯 주가 있는 달의 다섯 째 주에 이곳에 오고 있다.”고 했다.
최유나(엘리사벳, 키보드) 청년은 “평소 군대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주변에 전역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군부대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 이런 기회가 생겨서 참 좋았다.”면서 “우리의 반주가 곁들어진 성가를 따라부르며 훈련병들에게 하느님을 찬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오동현(필레몬, 기타) 청년은 “이런 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를 도구로 쓰시려는 주님의 부르심인 것 같다.”며 “나의 군복무 시절을 떠올리며 훈련병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 입대를 앞두고 있는 문성협(요셉, 베이스) 청년은 “곧 가게 될 군대에 미리 들어가서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보고 싶었다.”면서 “미사에 참례하는 훈련병들을 보면서 입대 후에도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은아(베로니카, 바이올린) 씨는 “바이올린 전공자로서 악기로 봉사하기 위해 찬양팀 단원 모집에 지원하게 되었다.”면서 “학창시절의 나는 항상 연습하느라 봉사를 많이 못 했는데, 학교와 직장생활로 바쁜 중에도 교리교사회와 청년회, 그리고 자기 시간을 할애해 봉사하는 청년들을 보면 참 대견스럽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에게 많이 배운다.”고 했다.
류한빈 신부는 “다른 종교와 달리 천주교에서는 훈련병들에게 단순한 즐거움을 주기 보다는 교리, 그리고 가장 좋은 선교방법인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데 반주봉사자들 덕분에 미사가 더욱 풍성해진다.”면서 “봉사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하는 등 귀찮을 법도 한데 매주 모두들 기쁘게 와 주서 무척 고맙다.”고 했다. 계속해서 “훈련병들 가운데 천주교신자비율이 꽤 높은 편인데 대부분 오랫동안 냉담하고 있어서 그들이 성사를 받고 다시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예비자 입교와 더불어 냉담자 회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역자 입장에서 신병교육대대란 얼마 전까지 내가 지냈던 자유로운 사회와 단절되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곳이라 생각한다.”는 이재윤 팀장의 말처럼 미사반주는 종교에 의지하고픈 마음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훈련병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있고 특별한 봉사이기에 앞으로 여러 본당의 청년들이 기꺼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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