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력의 마지막 달 11월, 우리는 위령성월을 보내며 삶과 죽음에 대해 묵상하고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교구장 사목교서에 따라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여전히 세상은 자기들이 만들어 내는 십자가(죽음, 분열, 반목,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 신앙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십자가(사랑, 인내, 생명, 나눔, 해방 등)를 바라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작은 일에도 충실한 종’(루카 19,17)으로 매순간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노력은 교회가 존재하는 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예수님의 지상명령이 아닌가 합니다.
찾아가는 교회
올 한 해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4대리구 모든 신자들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실천들을 해보았습니다. 매년 이주민들을 위해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으로 이주사목에 매진하고, 3개의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집수리봉사단도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설뿐 아니라 본당사회복지 봉사자들은 이웃을 위한 애덕을 아끼지 않고 실천하였습니다. 특히 대리구 모든 행사에 장애인작업장에서 만드는 쌀 화환을 도입함으로써 더 많은 나눔을 할 수 있었고, 탈북자들을 위한 국악한마당과 라우다떼 합창단의 10주년 공연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리구 카리타스협의회 시설들이 포항성모병원 ‘치유의 정원’에서 준비한 한마음 축제는 많은 이들을 위로한 힐링의 장이었습니다. 대리구 전 신자들이 모은 물품을 들고 수녀님들과 캄보디아 선교지를 방문한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코이노니아 NGO가 설립되어 지속적으로 캄보디아를 후원할 것입니다. 한 해 동안 ‘찾아가는 교회’를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 노력한 대리구 모든 신부님과 신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찾아오는 교회 소울스테이(Soul Stay)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소울스테이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불교에 템플스테이가 있다면 가톨릭에는 소울스테이가 있다!”(평화신문 2015년 8월 9일자) 현대적 빈곤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영적, 윤리적인 빈곤을 포함하며 영적, 윤리적 빈곤이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외국인 아내를 차에 치여 죽게 하고, 화가 난다고 불을 지르고 사람을 죽이는 뉴스는 이제 새로운 뉴스도 아닙니다.
바쁨과 경쟁, 비인간화, 개인 이기주의를 넘어서 ‘죽음의 문화’를 살아가야 하는 영적으로 빈곤한 이들을 위해 교회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저의 큰 고민이었습니다. 이런 중에 현직 경상북도 의원인 4대리구 총회장 이상구(베드로) 회장이 불교의 템플스테이를 보고서 소울스테이 프로그램의 도예산 신청을 제안해왔습니다. “언제까지 가톨릭은 문을 꽁꽁 닫고 있을 것이냐, 아름다운 성당과 좋은 피정의 집 시설과 프로그램이 있으면 무엇하는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는데….” 주변사람들과 상의한 결과 이러한 얘기들이 마음을 움직였고 이 후 일사천리로 소울스테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천주교문화융성사업단이라는 기관을 설립하여 소울스테이 참여기관 확보에 나섰습니다. 시간상 우리교구와 경상북도 내로 한정하여 섭외에 나섰지만 처음 반응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기관마다 이미 피정이나 다양한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고, 구태여 지원비를 쓰면서 피곤한 행정실무를 더 해야 하느냐는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울스테이의 취지를 설명하고 모여서 수차례 토의를 하면서 이 사업의 당위성을 깨닫게 된 11개 기관이 최종 함께 하여 6월 이후 소울스테이 프로그램을 각 기관별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들려온 소식들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누구나, 비신자와 타종교인을 막론하고 가톨릭영성을 체험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열려져 있다고 홍보한 결과 다수의 비신자들도 소울스테이에 스스로 참여하였고, 교회언론이 아닌 일반 언론과 방송국에서도 소울스테이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소울스테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찾아오는 교회’로서 소울스테이가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연말까지 2500여 명 이상이 소울스테이에 참가할 것인데, 지금까지 소울스테이에 참가한 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합니다.
기존의 빡빡한 피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쉼을 통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이 여가와 힐링이 대세인 요즘과 맞아 떨어졌나 봅니다. 수도원 전례를 참여하고, 좋은 자연 속에서 침묵과 명상, 걷기, 숲 체험, 밭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기도와 함께 한다하니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합니다. 특별히 사회복지시설도 몇 곳이 참여하는데, 봉사체험을 통해 인성함양과 힐링이 된다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닌가 합니다. 울릉도의 두 개의 아름다운 성당은 시작하자마자 신청자가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소울스테이는 시작단계이기에 여러모로 더 보완하고 기틀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외국인들을 위해 절을 한 번 개방한 것이 템플스테이의 시작이었지만, 몇 년이 지나 전 국민이 아는 불교영성체험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울스테이도 대구대교구, 경상북도만이 아니라 전국화 되어서 가톨릭영성체험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아야 하지 않나 소망해 봅니다. 전국의 아름다운 성당과 피정의 집이 ‘함께’ 소울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영적빈곤, 영적갈망’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초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소울스테이는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선교’의 한 방법으로 ‘찾아오는 교회’를 위한 작은 노력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쪼록 소울스테이에 대한 신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홍보를 부탁드리며, 이 자리를 빌려 소울스테이 사업을 지원해 준 경상북도와 경상북도 관광공사 관계자들과 소울스테이 기관실무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14쪽 도표 참조)
* 소울스테이 이용방법
네이버 검색창에서 ‘소울스테이’ 검색 후 접속 또는 인터넷 주소 www.soulstay.or.kr 로 접속하여 각 기관별 프로그램을 확인한 다음, 홈페이지 또는 참가하고 싶은 기관에 직접 전화로 문의, 신청하면 된다. 소울스테이 참여기관은 다음과 같다.
소울스테이 참여기관
소울스테이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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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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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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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수도원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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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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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 054-971-0722, 개인 : 054-97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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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곳에서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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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피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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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975-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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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평 힐링 숲 소울스테이 ‘기쁘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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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평피정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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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292-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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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계곡 소울스테이(Five 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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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계곡피정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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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931-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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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목정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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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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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751-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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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섬으로 떠나는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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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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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791-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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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천부성당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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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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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791-6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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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의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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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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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262-8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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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셉과 함께하는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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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셉재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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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954-7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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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마을과 함께하는 소울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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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들꽃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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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262-9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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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마음을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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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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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246-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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