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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게로 오다
12월의 기도


이왕조(미카엘)|시인, 상동성당

 

시절은

이제 동지冬至달보다 먼저 추워져서

원수는 사랑해도 이웃은 사랑하지 않던 사람들이 짓밟고 지나간

성냥팔이 소녀가 남기고 간 그 불씨를 생각하라 한다

겨울이 왜 겨울인가를 생각하라 한다

사랑이 익어지면 내가 당신이 되는 것처럼

평소의 내 모습으로 나를 닮아버린 당신을 찾아보라 한다

밤과 새벽이 한 몸이듯 추위도 따스함과 하나라는 것을 알아라 한다

그렇게 12월을 맞이하라 한다

슬퍼서 슬퍼할 수 있고 울고 싶어 울 수 있는 사람 뒤으로

지나는 바람더러 안으로 몰래 흘린 눈물 훔쳐달라는 사람도 있는

여기가 오늘이라고 한다

그런 오늘을 위해 기도하라 한다

 

* 약력: 시와 시인, 국제문예신인상으로 등단. 이육사문학상 시부문 본상, 유치환문학상 대상 수상, 2012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 대통령상 수상. 한국시연구협회, 국제문예, 대구가톨릭문인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