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군위군 부계면에 위치한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사회복지법인 성바오로 애덕원 소속 성바오로청소년의 집(원장: 윤성희 벨라뎃다 수녀)은 가정의 해체로 부모의 보호와 양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초등학생 또래의 남자 아동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함께 생활하며 성공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곳이다. 그곳에 작년 10월부터 청년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시작에 대해 구자균(다미아노, 교구 청년국 차장, 청년성서담당) 신부는 “2014년 8월 아시아청년대회(AYD)가 끝난 후 참가자들과의 후속모임에서 이렇게 모인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의미 있는 활동을 하자고 이야기 나누던 중 2008년부터 매월 방문하여 미사를 봉헌하던 성바오로청소년의 집에 청년들도 같이 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매월 셋째 주일 오전 11시 구자균 신부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점심식사 후 오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하고 경산, 경주, 구미, 대구, 포항 등에서 청년들 각자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참석하고 있다.
이준호(마태오, 삼덕성당) 청년은 “매월 10여 명 남짓한 청년들이 방문하여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축구를 하고, 청소나 도서관 정리 등을 하고 있으며, 같이 산행을 가거나 행사가 있을 때는 준비작업 등 매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희(안토니아, 사동성당) 청년은 “그곳에 가기 전까지는 가정에서 상처를 받은 남자아이들이기에 공격적이지 않을까 하는 편견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밝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어 놀랐다.”면서 “본당에서 6년 동안 교리교사를 하면서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과 지내온 터라 가장 예민한 시기인 그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고 하였다.

이준호 청년은 “봉사초기에는 무조건 잘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지만 ‘아이들의 자립’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인지 배우며, 때로는 훈계도 하고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하면서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상처가 있는 아이들인데 혹시 말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처음에는 걱정도 했지만 그것은 결국 내가 만든 아이들의 모습이고 편견임을 깨닫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대하니 그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었다.”는 박나진(안젤라, 중리성당) 청년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하는 것, ‘관심’을 가져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라며 “누군가 나를 지지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구자균 신부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가 나와 다른 현실에서 지내는 사람들과 함께 해 보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만남은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되는 것 같다.”면서 “어느 날 그곳의 가장 막내아이가 수녀님께 동전을 빌려서 마음에 드는 누나들에게 자판기 음료를 뽑아 주었다. 평소에 상상할 수 없는 모습에 수녀님은 매우 놀라셨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적개심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 같다는 말씀에 가톨릭 형, 누나들의 따뜻한 마음을 잘 받아준 아이들에게 오히려 내가 더 고마웠다.”고 하였다.
김상희 청년은 “우연히 본당에 미사를 참례하러 온 외국인 청년과 같이 간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면서 “한 달에 한 번,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에 더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나진 청년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청년들 모두 바쁘게 살고 있지만 누군가의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서로 힘이 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됨을 직접 경험해보면 좋겠다.”면서 “대리구, 본당에서 자신의 신앙에만 집중하기보다 좀 더 뜻있는 활동에 여럿이 힘을 합한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자균 신부는 “상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모든 일의 기회가 되고 거기에서 다른 많은 것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꼭 신자가 아니더라도 함께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청년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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